산행일기

천보산, 칠보산을 물오름달 초하루 남날에 오르다.

Bravery-무용- 2007. 3. 1. 23:00

물오름달은 산과 들에 물이오르는 달이라뜻의 3월의 순우리말.

2007년 물오름달 초하루 남날 산행은 요즘 유행하는 번개 산행으로,

태화 산우회와 양주시 회암에 위치한 칠봉산과 천보산으로 향했다. 

회암은 조선 순조7년(1807년)3월에 방량시인 김 삿갓이 태어난 곳으로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설치되였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산을 구경하다"

                           김 삿갓

 

게으른 말을 타야 산 구경하기가 좋아서

채찍질 멈추고 천천히 가네.

바위 사이로 겨우 길 하나 있고

연기 나는 곳에 두세 집이 보이네.

꽃 색깔 고우니 봄이 왔음을 알겠고

시냇물 소리 크게 들리니 비가 왔나 보네.

멍하니 서서 돌아갈 생각도 잊었는데

해가 진다고 하인이 말하네.

 

 

 

회암2교를 지나면 아스팔트 도로 양옆으로 전나무가 하늘을 향해 쭉쭉뻗어

있다. 좌측으로 레미콘 공장과  군부대를 지나서  양주시문화관광안내소와 사적 128호인 회암사지에 다달았다.

 

회암사지전망대에서 주춧돌과 판석, 계단등과 최초에는 266칸의 어마한 회암사지터를 관망하고, 좌측으로 계곡이 보이는 시멘트 도로를 올라 세갈래길이 있는 마지막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직진을 하면 천보산 길. 하지만 우리 일행은 좌측 회암사로 방향을 잡고

일제히 오르기 시작했다. 

 

송림속의 회암사에는 무학,지공, 나옹선사의 부도와 석등이 줄지어 있다.

나옹선사의 부도및 석등(보물 제388호) 옆길은 암능으로 이루어진

오르막 산길이다.

 

어느정도 각을 이룬 바위를 도두밟고 오르니,이번엔 더 힘든 길이다. 

뿌리 뽑힌 나뭇가지에 한번 감기어 늘어진 밧줄을 더위잡고  힘들게 오른다.

뒤를 돌아보니 희뿌연 하늘에 가까이 있는 불곡산도 멀리 보이는 듯 하고,

바로아래 산기슭에는 푸른 소나무숲속에 회암사가 은근하게 보인다.

능선길을 걷다 보니 앞에 암벽에는 걸터 앉아 있는 듯한 사람형상의 바위가

눈길을 끈다. 

 

 

다시한번 헐떡거리며 올라선 산마루엔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준 너뷔바위가

있어 쉬어가기에는 그만이고, 바위 틈사이로 자라는 소나무의 모습도 보인다.

배냥을 내려놓고 모두들 다리쉼을 한다.

 

좌측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며 우측은 희뿌연 안개가 마을을 감추였다.

한참을 머물렀다 능선길을 잠시 걸어 장림고개, 회암사, 회암고개로 가는 세갈래길에서 우측 회암고개로 발길을 옮겨 작은 암반으로 되여있는 천보산(423 미터) 정수리에 도착하였다.

 

 

몇개의 나무의자와 산높이조차 표시되어 있지 않은 초라한 정상표지판이

등산객들을 맞이한다.   

양주시내 뒤로는 불곡산이, 좌측 아래는 송우리와 저수지가, 동북방향 앞에는 해룡산이 보이고 칠봉산도 보인다.

뒤돌아 장림고개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는 능선길은 지금까지 걷던 암능길과는 완전히 다른 낙엽이 깔려있는 편안한 오솔길로 유난히 노간주 나무가 많이 보인다. 

시나브로걷다보니 우측에는 해룡산이 우뚝하게 보이는 헬기장이 있고 바로 고개안부에 도착하였다.

 

우측은 아스팔트 도로고 칠봉산 방향 표시를 따라 왼쪽으로 20여미터를 걷다 바로 오른쪽 칠봉산 산길로 들어 섰다.

높은 송전탑도 세워져있는 오르막길을 오봇하게 12명의 우리 산님들만 오르는 길 우측은 잣나무가 우거진 숲길.

 

쉬어가기 좋게 긴의자가 있는 능선위에 넓은 공터에서 다리쉼을 한다.

15분정도 능선길을 걸어 군시설물도 있는 전망이 좋은  정수리에 도착하였다.

멀리 도봉산과 수락산도 보이고 봉양동 방향은 소요산까지 가는 철로도 보인다.

모두들 배냥을 내려놓고 둥그렇게 모여 마련한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다정하게 담소를 나누며 물오름달 첫날 산정에서의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쉴만큼 쉬었으니 내려가야지 모두들 다리품을 하며 능선길을 내려갔다 올라서기를 반복하며 걷는다.

 

큰바위가 양길섶에 버티고 있기도하고 밑둥서부터 여러갈래로 뻗은 키큰 낙엽송도 있는 호젓한 산길이다.

헬기장을 지나 대도사, 정상, 재생병원삼거리를 지나고 흙먼지를 내며 내려서니 소나무가 우거진 능선길이다.

아차노리, 재생병원, 대도사 세갈래길 넓은 능선에는 바위 세개가 붙여있는데 무속신앙의 흔적이 바위앞에 보인다.

 

암봉을 돌아 독수리부대 장병들이 계양대를 세워놓은 여러개의 바위가 있는 독수리봉에 도착하였다.

 

앞에는 봉양동과 청담천 그리고 철도와 3번국도가 보인다.

독수리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가팔진길이라 조심스럽게 내려섰다.

이정표에서 봉양리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고 묘지도 보이고 잣나무숲도 지나면서 임도에 내려 봉양동 칠봉산 등산로 입구 안내판이 세워진곳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뒤돌아본 칠봉산은 작은 봉우리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