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자연 글

선재도에서 병술년 마지막 해맞이

Bravery-무용- 2006. 12. 31. 18:44

선재도(仙才島) 동쪽 갯벌에서 2006년 마지막 떠오르는 태양을 류 춘근, 송 영진, 김 종환, 최 병문 그리고 아내와 함께 나섰다.

주변지역의 경관이 빼어나고 아름다워 선녀가 내려와 춤을 추었던 곳 이라 하여 선재도라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대부도와 영흥도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작은 섬이다. 

해가 떠오를 시간을 맞추어 7시 25분경 이곳서 1박을 한 숙소를 나섰다.

 

옷깃을 여미지 않아도 될 날씨에 갯바람은 겨울바람답지않게 볼를 살짝 스친다. 

그러나 갯바람이 상쾌하게만 느껴지는 겨울아침의 갯벌이다.

여명이 걷히기 시작한  드 넓은 갯벌 건너 멀리 보이는 나즈막한 산줄기에는 잿빛의 엷은 구름속으로 노란색이  물들기 시작하고 있다.

 

썰물에 검게 드러낸 갯벌과 해변가 얼음위에 옴짝달싹 못하게 정박되여  있는 작은 어선들이 겨울갯벌의 적막하고 쓸쓸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해변 가장자리로 걸으며 삐죽삐죽한 바위 모퉁이를 돌아선다.

선재대교가 오른쪽 멀리 보인다.

해돋이가 가장 잘 보이는 지점에 섰다.

 

굴따러 아낙네 한 분이 부지런히 갯벌 길을 배낭을 메고 훠이훠이 팔을 내저으며 들어간다.

한 무리의 갈매기가 이른 아침의 검푸른 엷은 구름하늘을 가로지르며 날아간다.

인천공항에 착륙할 비행기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북쪽으로 고도를 낮춰가며 비행을 한다.

 

영흥화력발소에서 시작된 큰 송신탑은 산을 넘고 갯벌을 가로질러 육지로 이어지고 있다.

동녘은 노란색에서 붉은색으로 점점 물들어간다.

산줄기 뒷편에 숨어 있는 붉으면서도 노란색을 띤 태양이 구름에 투영되어 떠오른듯한 착각을 보여준다.

15여분이 지났다. 드디어 붉은 점이 산줄기에 걸쳐 나타났다.

 

태양위로 투영된 붉은점이 태양과 같이 둥그렇게 보인다.

검푸른 엷은 구름은 붉은 태양에 물들면서 또다른 색을 연출하고 있다.

7시 41분경 둥근 태양은 산줄기에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태양은 검은 갯벌에도 비추기시작한다.

갯벌은 온통 반짝이기 시작한다.

 

붉게 떠오른 태양앞에 허파꽈리가 마음껏 부풀게 공기를 들여마시며 내몸을 자극시킨다.

정유년 한 해 용기와 희망을 잃지않게 언제나 곁에 계셨던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오늘은 묵은 때를 씻어내자! 새 희망으로 싱그럽게 내일을 맞이하자!

서해의 섬 선재도에서 표고 "0"의 기준점에 가장 가까운 갯벌에서  맞이하는 해돋이.

해돋는 시간이 가장 늦고 가장 낮은 이곳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는 느림의 해맞이는 또 다른 감흥을 갖게 된다.

발길을 돌려 해안위로 올라선다.

솔가리가 수북히 쌓인 소나무숲길이다.

소나무숲사이로  태양의 붉은 빛이 살며시 내비친다.

 

죽순이 군락을 이룬곳도 지나간다.

섬 자체가 길다란 모습으로 바로 반대편 서쪽 갯벌이 보인다.

내일이면 정해년 새해를 맞이한다.

희망속에 건강과 행복이 그리고 남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다짐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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