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자연 글

연수동의 허파, 청량산을 걷는 즐거움에 대하여

Bravery-무용- 2007. 6. 5. 16:41

우리동네 연수구에는 172M의 야트막한 청량산이 있습니다.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연수성당과 정씨문중 묘 가운데 길에 있는

솔밭으로 들어서야합니다.

소나무가 뿜어 내는 피톤치드를 허파꽈리가 한껏 부풀려 깊숙히 들여 마시고, 다시 찌꺼기까지 뱉아 낼듯 숨을 내쉽니다.

청량산을 중심으로 동,남,북방향은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전형적인 아파트동네 입니다.

 

그러나 숲속에 들어서면 어느새 아파트는 사라집니다.

소나무, 참나무, 벚나무,밤나무,아카시 나무가 이룬 숲이 아파트를 숨기기

때문이지요.

이 아름드리 나무들이 가진 푸른 이파리의 싱그러운 산내음이

온 몸 깊숙히 스며듭니다.

산길을 걷다보면 산새들의 지저귐이 나의 청각을 맑게 해주고,

신록의 이파리들은 나의 시각을 밝게 해줍니다.

산길을 걷다보면 다람쥐가 앞 길을 가로 막기도하고

갈색낙엽 산기슭에는 까투리의 소란스런 모습도 보입니다.

 

숲속을 걷는 시간 만큼은 세상의 근심걱정을 잠시나마 잊게해 주고,

하루의 생명력을 축적 시켜줍니다.

레지스 드브레는 "발걸음의 문화는 덧없음의 고뇌를 진정 시켜준다"고 하였습니다.

숲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나의 숨결, 나의 몸은 청량산의 모든것과

하나가 되어 갑니다.

 

땀을 흘리고 씩씩거리며 반드시 정상에 다달으기 위해 걷는 산이 아니라

소요하면서 느리게 걸어야 제맛을 느끼는 산 입니다.

그래서 걷는것을 느림의 미학 이라고도 합니다.

분.초를 다투며 바삐움직일 일도없이 한가롭게 걸으면서

시간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보기도 합니다.

김 삿갓은 산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게으른 말을 타고 채찍질을 멈추고

천천히 가야한다고 하였습니다.

 

이파리를 간지르는 명지바람이 스치면, 가는 길을 멈추고 숲속 나무의자에 누워 바람을 맞습니다. 그러고 있노라면, 이파리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이 비추고, 

스르르 두 눈이 감깁니다.

박물관위 쪽 너른바위에서 와유하듯 다리를 쭉 �고 바위에 주저앉아 서해를 바라봅니다.

 

이제까지의 여유로움과는 달리 역동적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배가 들고 나는 인천항과, 영종도의 국제공항에 착륙하기 위하여 고도를 낮추는 비행기 그리고 송도신도시와 공사중인 연륙교의 모습은 서해에 흐트려져 있는 여러개의 섬들과 조화를 이루며 멋진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영종도 뒤로는 강화도 마니산이 보입니다.

서해를 등지고 뒤돌아보면 문학산넘어 계양산이 보이고 날씨가 맑으면 북한산도 보입니다.

 

발길을 옮겨 나무테크로 지어진 정상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정상에서의 풍경은 너른바위에서 바라본 풍경과 비슷하게 펼쳐집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해낙조의 황홀함은 청량산의 매력 중 가장 으뜸으로

꼽고 싶습니다. 그리고 갯벌 멀리 붉고 진노랗게 지고있는 석양은 깊은 인상을 남겨줍니다.

 

빠듯한 도시 생활을 잠시 잊게 해주는,

청량산의 넉넉함과 충만함이 나는 좋습니다.

 

아파트옆 산책로

 

 

공원 전체가 금연구역 

 

 

우리동네 청량산 숲

 

 문학산 넘어 넘어 북한산

 

 

계양산 

 

 

저 멀리 마니산 

 

 

공사중인 인천대교

 

 

송도 신도시

 

 

송도유원지와 인천앞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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