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12월 24일 아내와 함께 경기도 포천시에 우뚝 솟아 있는 국망봉산행이다.
이동면사무소 뒤로 승진성당을 지나 국망봉 자연휴양림 못미쳐 등산로 표시판에 09시 50분경에 도착하였다.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場岩里)다.
마당처럼 너른바위가 있어서 마당바위 또는 장암이란다.
바로 이곳이 산행들머리로 표시판 뒤 아직 잔설이 남아 있는 임도로 들어선다.
국망봉 5.7키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잠시 임도를 걷다 좌측 산길로 접어 들며 바로 오름길이 시작된다.
겨울을 지내기위하여 낙엽을 떨어낸 벌거벗은 산의 모습을 보여주는 활엽수
산길이다.
겨울날씨 답지않게 포근하고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며 오른다.
얼마를 올랐을까 좌측에는 잣나무군락지가 보인다.
등선위에 올라서 자켓을 벗어 배낭에 걸치고 깊은 숨을 몰아쉰다.
다시 한번 힘차게 오름질을 하여 작은 봉우리에 올라선다.
한 시간정도를 걸어 올라섰다.
우측에는 이동면 마을들이 한겨울의 평온함을 보여주고 장암저수지가 보이는 좌측은 깊은 골짜기다.
봉우리에 올라섰으니 또 한번 내려 능선길을 걷다 더 높은 봉우리를 어기적대며 올랐다 싶더니 내리막이다.
바위위에 눈이 녹아 얼음으로 변하여 미끄러운 바위를 아슬아슬하게 내려선다.
표고가 높아지면서 능선길이 눈길로 바뀐다.
살짝 얼음이 바닥에 깔려 있는 눈길을 가뿐숨을 몰아쉬며 조심스럽게 올라선다.
헬기장에 올라섰다.
뒤돌아보니 힘들게 올랐던 몇개의 봉우리들이 작게 보인다.
항상 느끼지만 올라온 길을 다시 한번 바라보면 힘이 솟구친다.
온 산은 잎이 지고 가지만 남은 겨울나무에 바위틈을 비집고 늠름하게 서있는 소나무의 모습이 돋보인다.
오르는 산길옆 숲에는 뿌리채 쓰러져 다른나무에 기대인 진대나무도 보인다.
표고가 높아질수록 더욱 가팔진 눈길이 계속된다.
능선을 올라서 좌측으로 걷는다.
골에서 불어 오는 바람이 찬겨울 바람과는 전혀 다르게 산들산들 불어주며 땀을 살짝 식혀준다.
얼음이 얼어 붙은 바위를 바둥대며 부여잡고 오르기도 하며 넓은 산마루에 2시간 40여분을 걸어 올라선다.
이동면 3키로, 우측은 개이빨산 500미터, 직진은 국망봉 800미터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국망봉방향 능선길로 발길을 옮긴다.
러셀이 되여있는 길이지만 우측은 경사가 가파른 산사면으로 중간중간 미끄러운 구간이 있어 조심을 하여야 한다.
우측 골짜기로 내려가면 적목리 3키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세갈래길이 있다.
국망봉 200미터 남았다.
길섶에는 벙커도 보이고 우측 산불 감시철탑을 지나며 바로 흰눈이 덮여 있는 조망하기좋은 넓은 공터가 나타난다.
좌측은 이동마을이 보이고 가평군 방향인 우측은 첩첩이 쌓인 산과 나목(裸木)만이 앙상하게 서있는 깊고 깊은 골짜기만 보일 뿐이다.
앞에 보이는 정상에는 몇몇의 산우들이 보인다.
미끄럼타듯 내리막을 내려섰다 바로 올라 드디어 국망봉 정상에 올라선다.
개이빨산 1,3키로, 도마치 7,7키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산악회에서 단체로온 산우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음식을 나누며 담소하는 모습이 친근감이 가득하여 보인다.
국망봉(國望峰) 1,168 미터 포천시 승격기념(2003. 10. 19)으로 정상석이 화강암으로 세워져 있다.
국망봉은 경기도에서 화악산(1,468미터), 명지산(1,267미터)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산이다.
흰눈이 덮여 있는 산정은 사방 거칠것이 없이 확트여있다.
오늘은 겨울이 아니다 춥다는 느낌은 전혀없이 하늘은 높고 바람은 땀을 식혀줄 정도로 불어댄다.
먼 하늘에는 옅은 구름이 길게 깔려있다.
이동면 방향은 안산시 건건동에서 시작되어 철원군 김화읍까지 이어지는 47번 국도가 보인다.
북서방향은 명성산, 백운산은 북쪽방향에 우뚝 솟아 있고 동쪽은 화악산이 경기도에서 제일 높다고 뽐내고 있다.
남동쪽으로는 명지산이 남서쪽 저 멀리는 운악산이 아련히 보인다.
옷을 벗어 버린 깊은 겨울산골짜기들은 부끄러움을 타는가 하얀눈이 살짝덮여있다.
冬 眠
임 보
겨울 산은 눈 속에서
오소리처럼 웅크리고 잠들어 있다.
산의 체온을 감싸고 돋아나 있는
빽빽한 빈 잡목의 모발(毛髮)들
포르르르
장끼 한 마리
포탄처럼 솟았다 떨어지자
산은 잠시 눈을 떳다
다시 감는다
국망봉에대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가 말년에 폭정이 심해짐을보고 부인 강씨가 간언하였으나 부인을 강씨봉으로 귀양 보내고 나서 왕건에게 패한 궁예는 과거를 뉘우치고 부인 강씨를 찿았으나 세상을 떠난 뒤라 회한에 잠겨 이곳 정상에 올라 도성 철원을 바라보았다 하여 국망봉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이제는 내려가야한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눈길을 30여미터 내려오니 세갈래길.
바로가면 도마치 7,740미터, 좌측은 장암저수지 3,200미터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좌측으로 내려간다.
동앗줄이 나무에 메달려 있는 험한 가팔진 내리막이다.
눈 까지 쌓여 있어 미끄러지듯 내려가기도 하고 모걸음으로 내려가기도 한다.
앞서 내려가는 아내의 모습에 가슴이 조릿조릿하다.
20여분 이상을 눈 쌓인 가팔진내리막과 씨름을 하듯 힘들게 내려왔다.
국망봉대피소가 우측에 보인다.
몇 사람의 산님들이 쉬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국망봉 2키로 이정표가 있는 헬기장주위는 짙은 소나무숲이다.
짙은 소나무향에 가슴 깊이 숨을 들여 마시고 소나무를 안아보기도 한다.
철계단을 내려오니 바로 임도다.
국망봉에서 2.7키로를 내려왔다 휴양림까지는 500미터.
좌측은 광산골로 겨울물소리가 들린다.
휴양림으로 가는길은 잣나무숲길이다.
솔가리길을 천천히 걷는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서 걷는다. 피톤치드가 넘쳐나는 길이다.
산사태나 홍수를 막기 위하여 만들어 놓은 사방댐을지나 국망봉 휴양림 입구에 3시20분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한다.
국망봉자연휴양림은 80만평에 잣나무 낙엽송 63,100주의 조림사업등의 산림을 경영하고 있는 사유림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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