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얼음꽃(氷花)속에 영남 알프스 간월, 신불, 영축산

Bravery-무용- 2006. 12. 10. 22:54

 

태화산우회와 2006. 12. 10. 산행은 영남 알프스 구간인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이다.

구불구불 2차선 아스팔트 고갯길을 노련한 버스기사의 운전 솜씨로 새벽 4시45분경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에 위치한 배내고개에 도착하였다.

 

영남 알프스란,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과 경남 밀양시 산내면, 경북 청도군 운문면등 3개 시도에 모여 있는 산으로 가지산 (1,240미터), 운문산 (1,188미터), 재악산 (1,189미터), 영축산 (1,059미터), 고현산 (1,032미터), 간월산 (1,083미터)으로 1,000미터급 이상 7개의 산을 지칭한다.

 

어둑한 새벽하늘 산위에 펼쳐진 별들의 반짝임과 반달. 골에서 불어대는 찬바람에 스산한 달빛이 겨울산을 비추고 있다 .

 

모두들 고어자켓과 헤드렌턴을 착용하고 4시 50분경 들머리로 들어섰다.

좌측에는 가파른 산사면이 산길과 같이 이어져 있고 계속 산허리를 돌면서 오르는 산길이 살짝 얼어붙어 한 걸음을 내디딜때마다 바작 살얼음이 부서지는 발소리에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긴다.

앞서 가던 일행들이 일제히 발걸음을 멈추었다.

한 사람씩 밧줄을 잡고 내려 갔다 다시 오르는 길이다.

산사면과 같이 있던 산길이 우측으로 돌며 약간 가파르게 오르다 바로 능선길로 들어선다.

우측에서 불어대는 새벽의 찬바람을 맞으며  더 힘차게 올라 헬기장에 도착한다.

먼저 도착한 산우들 휴식을하며 후미그룹을 기다린다.

벌써 한 시간정도를 걸어 올라왔다.

이곳은 간월산 2.5키로 이정표.

 

좌측에 언양과 멀리는 울산시내의 불빛만 비출뿐  어둑한 능선길을 사각사각 낙엽을 밝으며 두 번째 헬기장에 도착하였다.

이곳서 약간의 다리품을 하니 배내봉(960미터)이다.

겨울을 지내기 위하여 낙엽을 모두 떨구어 내어 앙상한 가지만 남아 쓸쓸하게 서있는 나무들만 보이는 어둑한 산길.

그리고 골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에 마음까지 스산하다.

6시 40분이 조금 지나니 먼 동해에서 여명을 밝혀줄 한줄기의 노란색이  비추기 시작한다.

부지런히 걸으면 간월산 정상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 할수가 있을것 같아

산우님들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한다.

어둑한 새벽의 바위길은 자칫하면 길을 잃기가 쉽다.

몇번을 길을 잃어 헛걸음을 하며 간월산으로 향한다.

산길을 뒤돌아보니 영남 알프스의 가장 높은 가지산의 상고대가 산 봉우리를 온통 하얗게 색칠하여 놓았다.

 

동쪽바다는 점점 노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물들어간다.

간월산 오르기 바로 아래 전망하기 좋은곳에 도착하여 태양을 기다리다 정상에서 산우님들 웅성대는 소리로 빠르게 올랐다.

간월산 정상이다.

다행히 태양은 떠오르지 않았다.

모두가 거칠것 없는 동해를 바라보고 있다.

떠오른 태양 보다는 점점 붉어지면서 솟구치기 직전의 모습이 더욱 환상적이다.

잠시후 수평선은 온통 붉어지면서 떠오르는 태양은 겨울나무 가지에 핀 얼음꽃인 빙화(氷花)에 투영되는 모습이 꿈속에서나 볼수있는 아름다움이다.

가지만 남아 있는 나무들은 태양에 비추어 모두가 붉으스레하다.

해발 1,083미터 간월산(肝月山)정상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온몸 깊숙히 받아드린다.

 

간(肝)은 "곰"등과 함께 써오던 신성스런 뜻을 가진 말이며 월(月)은 넓은 평원을 뜻하기도 하는 말이니 신성스럽고 넓은곳에서의 해맞이는 더욱 값지다.

산 정상표지석은 동양나이론 산악회에와 고현상우회에서 세워놓은 오석(烏石)이 있다.

 

북쪽은 가지산이 상고대를 연출하듯 하얀봉우리로 바뀌었고 옆으로는 재악산이 보이고 이곳에서 20여분을 머물렀다.

 

신불산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푸른 소나무가 반갑게 신불산 가는 길을 안내한다.

우측에는 산허리를 휘감고 도는 구절양장 굽잇길이 보인다.

 

우측 아래에 펼쳐진 간월재 주위의 억새밭을 바라보며 헬기장이 있는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주위는 온통 태양에 비친 금빛의 억새가 출렁거린다.

넓게 설치하여 놓은 전망대에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린다.

돌탑도 보이고 산악회에서 세워 놓은 또 다른 돌탑도 그리고 뒤로는 산악인 추모비도 세워져있다.

간월산은 뒤에서 잘가라 손짓을 하고 앞에 보이는 신불산은 어서 오라 우리를 부른다.

억새를 보호하기위하여 나무에 밧줄로 경계를 하여 놓은 넓은 산길을 내려오다 우측 억새전망대에서 스리핑백을 뒤집어 쓰고 비박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넓게 탐방로를 만들어 놓은 간월재에 도착하였다.

 

큰돌탑에 간월재 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주위는 조망하기 좋게 넓은 조망대와 의자등을 설치하여 놓았다.

직진은 신불산, 좌측은 홍류계곡, 우측은 신불산 자연휴양림 가는 길이다.

10만여평에 이르는 주위는 모두가 황금빛의 억새다.

이제 신불산으로 다리품을 시작하며 오르는 길은 목재로 잘 만들어 놓은 넓은 오름길로 억새를 벗삼아 올라간다.

신불산 공비토벌 안내판도 세워져 있고 또 다른 추모비 앞에는 몇송이의 노란국화꽃이 바쳐져 있다.

한참을 올라 왔을까 뒤돌아본 간월재는 저 아래에 보인다.

아침 햇살에 굽이굽이 교차되는 산의 모습도 한폭의 병풍이다.

 

등산로 폐쇄와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곳을 올라오니 좌측 산비탈에는 눈이 깔려있다.

약간을 올라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앞쪽 좌측 바위벼랑은 눈이 덮여있고 나무가지에는 얼음꽃(빙화)이 산비탈에 드넓게 펼쳐져 있다.

상고대가 아닌 물기가 엉기어 얼어서 꽃이 된 얼음꽃(氷花)이다.

억새에 핀 빙화는 황금색의 얼음꽃이고 나뭇가지에 핀 빙화는 흰색 얼음꽃을 소나무에 핀 빙화는 녹색얼음꽃을 투명시킨다. 

높고 푸른하늘에 하얀 하현달은 두둥실 떠있고 온 산이 빙화(氷花)가 덮여 있으니 황홀난측(恍惚難測)하다.

선경(仙境)이 따로 있지 않다.

바로 이곳이다.

멀리 보이는 재악산의 억새평원과  가지산봉우리 흰색의 상고대와 이곳의 얼음꽃이 어울리니 영남 알프스의 참 모습을 모두 다 보여주고 있다.

오르는 발걸음은 저절로 가벼워진다.

좌측으로 신불산 가는 능선에 올라왔다.

얼음꽃 소나무 한 그루가 능선에 긴 세월 비바람에 옆으로 누워 우리를 반기고

소나무 앞에는 긴의자가 놓여 있다.

 

카메라 샷다누르기에 딱 맞는다.

울주군의 배려인가?

모든것이 드넓은 신불산 가는 펑퍼짐한 능선길을 사붓사붓 걷는다.

 

 

병술년(丙戌年)은 이제 20여일 남았다.

 

                               12월의 시

 

       또 한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 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해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합니다.....

 

       중략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이 해인 수녀

 

흥얼대다 보니 신불산.

바위에 태극기와 신불산 1,209미터표시한 정상석이 붙어있고 산악회에서 세워놓은 표시석도 있다.

국립지리원의 삼각점표시는 동경 129˚  03˝  22´

                                        북위  35˚  32˝  10´

                                        높이 약 1,159M 

 

넓은 정상에는 모양새를 갖춘 돌탑이 세워져 있다.

신령이 불도를 닦는 산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신불산의 조망은 사방 모두가 시원스럽다.

동쪽 산사면은 깍아 지른듯하고 서쪽은 펑퍼짐한 고원지대와 능선들이 줄지어 보인다.

산정에서 보는 언양은 여유가 있어 보이고 가천 저수지는 깍아지른듯한 계곡 아래 잔잔하게 내려다 보인다. 

정상서 영축산 방향으로 잠시 내려서니 삼남면민이 2000년1월1일 정성을 모아 세운 신불산 빗돌이 듬직하게 세워져 있다.

 

빗돌 옆으로는 영남알프스의 공룡능선의 등이 꿈뜰거린다.

펑퍼짐한 능선길을 내려오니 신불재.

 

바로 올라서면 영축산, 좌는 삼남가천리, 우는 신불산 자연휴양림 방향이다.

이곳도 간월재와 같이 억새를 조망 할수있는 큼지막한 조망대가 세워져 있는

60여만평에 이르는 신불평원.

 

드넓게 펼쳐져 있는 억새길을 20여분정도 올라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 소나무 몇그루가 반갑게 맞이한다.

먼저 도착한 산우님들 멍석을 깔아 놓았다.

10시가 다 된시간이니 새벽부터 시작한 산행에 배고픔도 있었으리라.

30여분을 머무르며 오손도손 음식을 나누며 담소도 나누는 모습이 둥근 산모습과 같이 정겹다.

앞에 보이는 영축산으로 발길을 옮긴다.

능선길 따라 좌측으로 들어서니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간이매점처럼 보이는 녹색텐트 취서산장이 나무가지에 가려있고 바로 위가 바위봉우리로 되여 있는 영축산 정상이다.

영축산(靈鷲山) 신령스런 독수리가 살고 있는 산.

 

취서산 1,059미터 태극기가 세겨져 있는 정상석은 바위에 시멘트로 덧 붙여 있고 한글로 영축산 1,059미터 정상석도 있고 한문으로 靈鷲山,이번에는 영취산(취서산) 1,059미터로 세워진 정상석등 4개의 정상석이 재각기 다른 명칭과 높이가 다르게 세워져 있다.

"날으는 새는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정상석 한곳에 세겨진 글이다.

 

양산시 관광안내서에 표기된 영축산으로 표시하기로 한다.

영축산은 석가모니가 화엄경을 설법한 산 이름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동쪽은 깍아 지른듯 급경사로 이루어졌고 반대 서쪽은 완만한 지형으로 이루어 졌다.

다시 되돌아 내려서 이정표에 표시되여 있는 시살등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곳에서 좌측은 통도사, 비로암 우측은 신불산으로 가는 네갈래 길이다.

아내가 이곳에서 통도사 방향으로 앞서 혼자 내려갔나보다.

한참을 걷다 아내가 안보여 연락을 하니 다시 올라와 이곳으로 오고 있단다.

사람키보다 더큰 죽순길을 걷기도 한다.

산길에 추모비도 보인다.

오늘 산행을 하면서 유난히도 많은 추모비가 보인다. 

자갈길도 나타난다.

암릉길 좌측은 산 저아래 우리나라 3대 사찰로 불보사찰인 통도사가 보인다.

통도사는 선덕여왕15년(646)에 자장율사에의해 창건된 고찰.

 

오늘 산행중 가장 위험한 구간을 바위를 안기듯 안돌이를 하며 내려선다.

바위 능선도 걷고 2개의 바위봉우리는 우회를하며 암릉에 올라서니 직벽에 우뚝솟은 소나무의 모습이 가는 길을 붙잡기도 한다.

12시경 세갈래길 안부에 내려선다.

직진은 사살등이고 좌측이 통도사 내려가는 길.

 

본격적인 하산길을 낙엽이 떨어진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수북히 쌓인 낙엽으로 하산길을 찾아가며 내려가기도 한다.

우측 수락석출(水落石出)한 계곡은 물은 흐르지 않고 큰 바위만 계곡에 널려져 있다.

산비탈에 흩어져있는 돌무더기 길도 내려선다.

까마귀 한 마리가 다내려 왔다고 까악대며 알린다.

높게 솟은 소나무가 보이며 부드러운 산길로 들어선다.

문실문실 잘자라는 소나무와 죽순길을 지나 차량들이 주차되여 있는 임도에 다달았다.

대나무와 소나무가 멋있게 어울리는 숲을 걷다보니 아스팔트 삼거리다.

좌측은 비로암가는 길.

우측으로 소나무 숲길을 지나 극락암 입구에 도착했다.

뒤 돌아본 영축산 봉우리들의 웅장하고 힘차게 솟은 모습이 하나의 성채를 보는 듯하다. 

택시를 이용하여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해발 1,050미터 통도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무박 산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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