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덕룡산 아기공룡을 타고 주작산 봉황의 머리위로

Bravery-무용- 2006. 10. 30. 10:31

2006년10월29일 산행은 전남 강진군에 위치한 덕룡산(德龍山), 주작산(朱雀山)으로 새벽 5시30분 덕룡산 산행들머리에 도착하였다.

새벽하늘엔 찬란한 별빛이 우리들의 산행을 축복하듯 머리위로 쏟아져 내린다.

덕룡산, 주작산 등산안내도 입간판이 세워져 있고 금릉산악회에서 표시한 등산로 입구안내판을 따라 들머리로 들어서니 바로 돌다리목이다.

조심스럽게 돌다리를 건넌다.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된다.

오르는 산길은 산우님들의 렌턴 불빛이 줄을 잇는다.

30여분 정도를 숨가쁘게 올라와 숨을 몰아쉬며  보는 하늘의 북두칠성은 더욱 우리와 가까이 닿는다.

언덕에 올라서 숨을 고르고 내리막인 어둑컴컴한 산길을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다시 밧줄을 잡고 캄캄한 바윗길도 오르고....

자켓을 벗어 배낭에 넣는다.

가야할 봉우리들을 바라보니 어둑하지만 산줄기에 우뚝하게 솟은 봉우리들의 모습이 백색의 암반을 드러내 보이니 덕룡산의 모습이 벌써부터 예사롭지가 않아 보인다.

 

 

동쪽하늘은 어두움이 서서히 벗겨지기 시작한다.

봉우리에 올라서니 계곡 아래에는 봉황저수지가 나타나고 새벽바람은 등뒤에서 땀을 살짝 씻어준다.

산우님 모두 봉우리에 올라서 여명이 밝아오는 동녘을 바라보며 일출을 기다리지만 아직 이른것 같다.

다음 봉우리로 일제히 발길을 옮긴다.

비박을 하는 2개의 텐트가 산길 옆에 보인다.

비박한 2분 산꾼님들은 나중에 양란재배단지에서 만난다.

계곡 아래 흩여져있는 농촌마을  주위의 조그마한 산들이 옅은 안개를 산허리에 살며시 감싸고 있는 모습이 동녘의 태양이 떠오르려고 하는 연붉은색의 하늘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농촌의 한 없는 평화로움을 느낀다. 

동녘하늘은 점점 노란색에서 붉은 색으로 물들어 간다.

그러나 이곳 봉우리에서도 태양은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

또다시 다음 봉우리로 일제히 빠르게 발길을 옮겨 봉우리에 올라서니 시간을 잰듯 도암만 멀리에서 한점의 붉은 모습이 보이더니 태양이 힘차게 솟아오른다.

 

 

이천육년 시월 이십구일 음력 구월 초여드레 태양이다. 

모두가 탄성을 지른다.

우리가 서있는 암봉에는 은빛억새가 태양의 붉은 빛을 받으며  살랑댄다. 

덕룡산 동봉과 서봉이 우리보고 빨리오라 손짓한다.

가야지 이곳에만 머무룰수 없다.

산우님들 배낭을 다시 메고 동봉을 향하여 다리품을 시작한다.

바윗길과 진달래나무가 무리지여 있는 능선길을 걸으니 소석문에서 여기까지 1,570미터 다리품을 하였고 동봉은 860미터 남아있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바위를 비집고 올라서니 이번에는 닭의 벼슬모양처럼 생긴 바윗길이다.

조심스럽게 닭의 벼슬을 지나 죽순과 진달레숲길 그리고 모양이 서로 다른 아기자기한 바위들을 즐겨 감상한다.

 좌측 계곡아래는 만덕광업이 산과 어울리지 않게 보이고 줄기줄기 이어지는 암릉길을 따라  덕룡산 동봉 해발 420미터에 도착하였다.

 

"덕룡산 동봉 420미터, 금릉산악회 증"이라고 세겨진 오석(烏石)이 세워져있다.

동봉에 오르니 바람은 시원하게 분다.

조망이 압권이다.

우리가 걸어온 암릉들이 굽이쳐 보이고 앞으로 갈 암봉들도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손짓한다.

남쪽방향 바다 건너에는 완도가 보인다.

따뜻하고 포근한 감정이 넘쳐 빙그레 웃을수 있다하여 빙그레완(莞),  완도다.

가장 높이 보이는 산은 상황봉이리라.

 

두륜산도 그리고 수많은 산줄기가 펼쳐져 있다.

북으로는 월출산이 장흥으로는 천관산이 우뚝솟아 있다. 

산아래에는 드넓게 펼쳐진 수확을 끋낸 들판의 한가로움.

서쪽계곡아래는 봉황저수지가 동쪽에는 수양제, 봉양제가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물빛.

청명한 가을 하늘과 함께 남해의 대자연의 파노라마 모두를 가슴깊이 간직한다.

자! 이제는 서봉으로 가자

가파른 내리막길을 바위를 비집고 내려간다.

아침 햇살에 비치는 암릉의 하얀모습과 푸른 숲 그리고 산새소리가 덕룡산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줄을 잡고 오르고 내리고 서봉 오르는 길은 동봉보다 더 험하다.

직벽에 가까운 바위를 다리를 길게 뻗어 가까스로 내리기도 하고 쇠를 박아놓은 받침대를 이용하여 내리고 오르기도 한다.

동봉과 서봉과의 거리는 280미터 밖에 안되는데 30분이상 걸려 올라섰다.

 

서봉은 해발 432.9미터다. 덕룡산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동봉과 비슷한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침엽수들이 주종을 이루는지 아직 가을산의 단풍은 느낄수가 없다.

이곳도 동봉과 같이 금릉산악회에서 오석으로 세운 정상석이 있다.

우리가 지나온 암봉들이 연이어 보이고 가야할 암봉은 앞에 우뚝서 있다.

오손도손 모여 앉아 간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높은 가을 하늘아래에서 정상의 즐거움에 모두들 흠뿍 빠져 있다.

 

억새가 은빛춤을 추는가하면 그뒤로는 암릉이 기골장대하게 보인다.

가야할 암봉 오르는길은 구불구불 산길이 뚜렷하게 보인다.

밧줄과 쇠난간을 잡고 내려 암봉을 올라서니 또 다시 봉우리가 나타난다.

다시 한번 동앗줄과 쇠난간을 잡고 내려선다.

서봉에서 400미터를 내려왔다.

좌측으로 내려서면 수양마을 1,600미터 직진 올라서면 양란재배단지 4,190미터

가는 길이다.

재배단지 방향으로 올라선다.

오늘 산행은 수없이 오르고 내리지만 봉과 봉사이에 골이 깊지 않아 힘들이지않고 오르고 내린다.

산오르는 재미를 만끽한다.

아내는 바위를 부여잡고 오르면서 이제는 힘에 부친단다.

다시 앞에 암봉이 버티고 있다.

암봉을 빗겨 죽순과 돌서더릿길로 돌아선다.

뒤돌아보니 빗겨간 암봉이 꽤나 험상궂다.

 

갈대숲 우측에는  작은바위가 큰바위를 머리위에 이고있는 듯한 모습의 바위가 가는길을 멈추게한다.

 

봉우리에 올라서니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넓은 평원이다.

뒤돌아본 서봉과 동봉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진 능선길은 설악의 공룡이다.

아니 아기공룡으로 표현하자!

 

 

억새와 넝쿨로 이루어진 넓은 평원을 가을바람과 가을햇살을 받으며 사붓하게 걷는다.

산길 우측에 묘1기가 보이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선다.

헬기장을 지나 약간의 돌무더기길도 올라 선다.

길옆 산죽나무에는 넝쿨들이 뒤덮어 있다.

은빛의 갈대와 노란색으로 물들어가는 넝쿨잎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넓은 능선위로 올라선다.

거칠것 없이 조망이 좋다.

좌측에서 불어주는 바람은 땀을 식혀주고 우측 멀리 펼쳐진 평야 그리고 앞에는 즐비하게 늘어선 첨봉들 그리고 더 멀리는 두륜산이 우뚝하게 솟아 있다.

 

주작산은 지척에서 우리를 기다린다.

아내와 나는 이곳에서 마음껏 덕룡산의 가을을 즐긴다.

 

강진은 "모란이 피기까지"의 시인 김영랑의 고향이다.

 

      <오메 단풍들겄네>

 

   "오ㅡ메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붉은 감잎 날아와

   누님은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ㅡ메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리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ㅡ메 단풍 들것네."

 

나뭇잎이 노랗게 물든  군락지를 지나 양란재배단지가 보이는 산길로 내려선다.

 

임도로 내려서니 좌측은 수양관광농원가는 길.

주작산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곳이 바로 주작산 산길로 접어드는 오르막이다.

계절도 모르고 피여있는 한송이 진달레꽃이 길섶에 피여 있다.

양란재배장 320미터, 주작산 1,680미터 그리고 두륜산가는길 이정표가 세워져있다.

두륜산 이정표는 있으나 산길은 안보인다.

주작산 가는길은 사람의 발길이 별로 닿지 않은 산길이다.

중키정도의 나무들이 산길에 마중나와 있는듯이 서있다.

잠시 임도를 내려섰다가 다시 숲길로 들어서 오봇하게 산길을 걷는다.

오르는 길도 힘들지 않다.

사각사각 낙엽을 밟으며 오르는 산길이다.

덕룡산과는 전혀다른 산길이다.

산 능선에올라 오늘 우리가 걸어온 덕룡산의 봉우리들을 바라본다.

맞다 !!!

작은 아기공룡이다.

설악의 작은 공룡능선을 올랐던 것이다.

 

완도는 덕룡산에서 보다 더 앞에 와 닿는다.

바닷물이 출렁이는것 같다.

여러섬들이 올망졸망하게 보인다.

봉황이 날개를 활짝펴고 나는듯 하다 하여 붙여진 주작산정상에 올라 섰다. 429미터다.

우리는 봉황의 머리위에 있는 것이다.

정상표시는 뒤로 쓰려질듯이 갈색알미늄에 주작산 정상이라 쓰여져 있다.

 

정상 주위는 억새와 잡목으로 이루어져있다.

조망은 남해의 바다가 펼쳐져 있다.

정상을 조금 내려서니 헬기장이다.

좌측으로 내려서니 임도다.

우측은 주정각가는 길. 좌측으로 내려 바로 이정표를 따라 우측 관광농원 1키로 방향으로 내려선다.

가파른 내리막이다.

소나무숲길과 돌계단을내려 새소리를 들어가며 수양관광농원에 다다른다.

아스팔트길을 따라 우측 봉양제를 돌면서 감나무 많은 수양마을에 도착하여 7시간이 넘게 섬도 아니면서 계속된 바다를 벗하며 또 다른 산행의 즐거움을 마무리한다.

 

다시 한번 오고싶은 덕룡산은 수양마을을 포근히 감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