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고등학교에서의 교육 과정을 거치며 ‘윤리’라는 과목을 통해 동양 사상에 관한 지식을 얻었다. 그러나 이것을 바탕으로 유가, 불가, 도가의 차이를 설명하라는 문제가 주어졌을 때 암기한 몇 몇 단어들을 나열하는 것 이상의 답을 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유가’는 공자, 맹자, 순자, 인(仁), 도덕, 예(禮), 성선설, 군자, 대인 등을 떠올리고 ‘도가’는 노자와 장자 무위자연, 물아일체, 제물론 등을 떠올린다. 불교사상도 이와 마찬 가지로 석가, 자비, 삼법인설, 사성제등을 기억한다. 물론 우리는 이보다 더 많은 것을 기억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업시간의 유가의 ‘인간관계 속의 나’, 도가의 ‘기(氣)의 취산’ 불교의 ‘인간의 의식에의 집중’등의 설명을 낯설어하고 그 전에 배운 지식을 떠올리고 이해하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이러한 모습에서 동양 사상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와 우리 스스로 내리는 동양사상에 대한 언어적 정의와 느낌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현실에의 적용까지 하여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먼저 동양 사상에 대한 이해를 우리 스스로 해보고자 한다.
유가를 중심으로 유가, 도가, 불교 사상의 차이들을 살펴보면 유가는 공자가 말한 바 있듯 인(仁)을 중심 사상으로 한다. 이 인은 <논어>에만 50번 이상 언급 되는데 그 개념이 다양하다. 이것은 공자가 인의 개념에 대한 제자들의 물음에 각기 다르게 대답하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만큼 내용이 풍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중 “인은 사람다움이다.”, “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라는 부분과 “이것은 어진 덕성을 지닌 사람의 행위”, “사랑의 실현에는 순서와 단계가 있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들 말 속에 배우고, 가르치고, 주는 관계가 있음을 통해 유가 사상에 있어서 ‘인간관계’가 빠질 수 없는 것이고 ‘가까운 이로부터’와 같은 순서가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도가의 경우 중심사상은 도(道)로써 노자는 “학문함은 날마다 보태는 것이지만 도의 추구는 날마다 덜어내는 것”이라 언급다. 그리고 이 도는 자연을 본받아야 함을 말한다. 즉 유가에서 핵심사상인 인(仁)이 인(人)과 통한다고 보았다면 도가는 ‘인간도 자연의 큰 흐름 안에 있는 존재’라고 말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도가는 인간만이 아닌 인간이 몸담은 세계를 봄으로 인간의 시비다툼을 초월한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적 문제에 적용에 있어서는 어려움을 가진다.) 그리고 자연의 흐름이 곧 기(氣)인 것이다.
불교 사상은 유가, 불가 보다 인간의 의식에 더 치중한다. 이것은 인간의 정신작용을 분화하고 분화하는 심리적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다. 불교 사상은 이를 통해 ‘나’를 아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 사상의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은 생멸, 변화한다는 ‘제행무상’과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는 ‘자타불이’사상이 있음을 생각 할 때 불교사상이 유가, 도가 사상과 다르다고만은 볼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로하시 데츠지의<공자 노자 석가>라는 책을 참고하여 이 각 사상들의 이에 대한 설명을 정리하면 유가는 산을 통해 성인의 도의 우월성을 강조 했고 도가는 산을 도(道) 마저도 본받아야 하는 자연으로, 불가는 세상일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곳으로 바라보는 모습에서 이 세 가지 사상들의 차이를 말 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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