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이야기

휴락산방에서 악플이 아닌 3대 악풀(惡 - 쇠뜨기, 쑥, 토끼풀)

Bravery-무용- 2020. 5. 9. 14:25

오늘(5월 9일) 덕산리 휴락산방은 어제 밤에서 부터 강풍에 비까지 내려 꼼짝 못하고 있습니다. 비오는 날을 독서삼여라고 하지요. 며칠 전에부터 쓰기 시작한 글을 정리하였습니다.

휴락산방에서 악플이 아닌 3대 악풀(惡 - 쇠뜨기, 쑥, 토끼풀)

정원이나 밭에,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는 풀을 잡풀 또는 잡초라고 하지요. 정원과 텃밭을 가꾸면서 여러 가지 잡풀들과 버겁게 씨름을 하는데 그 많은 잡풀 중에 쇠뜨기, 쑥, 토끼풀이 있습니다.

사람이 흙을 갈아서 가꾸어 이용목적으로 어떤 특정한 식물에만 집중하는 정원이나 농경지가 아니라면 쇠뜨기는 들판에서, 쑥은 쑥밭에서, 토기풀은 토끼풀 밭에서 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 긍정적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들풀이 되고 들꽃이 되겠지요.


쇠뜨기는 갈색 갑옷을 입은 모습으로 땅을 뚫고 솟아오르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소나무 모양의 줄기가 나오는데 갈색은 생식 줄기, 녹색은 영양 줄기 입니다. 소가 잘 뜯어먹는다하 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소나 말이 먹으면 병이 생긴답니다. 빙하시대에도 있었다는 쇠뜨기는 히로시마 원폭 후 가장 먼저 쑥과 함께 싹을 틔웠답니다. 한방에서는 영양 줄기를 문형(問荊)이라고 하며 이뇨, 지혈, 혈압강하 등에 사용하며, 생식 줄기는 나물이나 차로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뿌리를 파내려고 땅을 파고 들어가니 지구 반대편의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든지, <뿌리 끝에는 다른 세상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아주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쑥은 국화과 여러해살이 풀로 1미터 높이까지 자라는데 성인병을 예방하는 3대 식물(마늘, 당근, 쑥)로 꼽히고, 노화를 방지하는 식물입니다. 그래서 "7년 전 병을 3년 묵은 쑥을 먹고 고쳤다"는 말이 있습니다. 단군신화에 등장하여 우리 민족에게는 가깝고 친숙합니다.

히로시마 원폭 후에 가장 먼저 살아난 생명력이 강인한 쑥이 요즘에는 방사능과 황사 등으로 오염된 몸의 더러운 피를 정화시켜 준다고 알려졌습니다.

쑥차 등 쑥을 주 재료로 하는 요리는 다양하게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쑥떡도 좋아하고 된장 쑥국은 무척 좋아합니다.


토끼풀은 우리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풀로 영어로는 클로버(clover)입니다. 특히 4 잎 클로버(clover)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어쩌다 네 잎 클로버를 찾아내면  어쩐지 기분이 좋고,그 잎을 따서 책갈피에 꽂아 놓기도 하였습니다. 

가수 은희의 노래 "꽃반지 끼고"에서 꽃반지는 클로버 꽃으로  만든것 이며, 아나운서 이규항이 부른 "네 잎 크로바" 가사에는 '당신에게 드리고픈 네 잎 클로버 사랑의 선물'이라 하였습니다. 모두가 사랑을 노래했습니다.

클로버의 꽃말은 3개의 작은 잎은 애정, 행복, 기지를 네 잎 클로버는 희망, 신앙, 애정, 행운입니다.


이렇게 3종류의 식물은 우리들에게 아주 친숙하고 유익하며 다정한 식물이지만 잔디밭에서, 정원에서 뿐만 아니라 밭농사 짓는 농부들에게는 천덕꾸러기 잡풀에 지나지 않습니다. 


쇠뜨기는 다른 식물들과 같이 올라올 때는 쉽게 눈에 띄는데 잔디나 꽃잔디에 기생하여 올라올 때는 모양이 비슷하여 쇠뜨기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쇠뜨기를 없애는 농약이 있으나 독성이 워낙 강하여 농협에서 권하지를 않습니다.

 쑥은 꽃을 피우지 않고 열매를 맺지 않아 씨앗으로 번식을 못하고, 지하경(地下莖), 즉 땅속을 수평으로 기어서 자라는 줄기로 번식을 하는데 번식력이 무척 강하고 줄기는 옆으로 뻗으며 계속 번식해 나가기 때문에 쑥 잎만 뜯어 내서는 안되고 지하의 줄기를 모두 뽑아내야 하지만  모두 뽑는 일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토끼풀이 잔디밭에 있으면 잔디가 토끼풀을 이길 수 없습니다. 줄기를 뻗어서 잎으로 햇빛을 가려 밑에 있는 잔디를 녹여버립니다. 토끼풀 번식은 줄기가 땅속에서  옆으로 뻗으며 무리 지어 자라며 줄기 마디에서 뿌리를 내리는데 줄기가 10개 이상이 모여 한 덩어리로 뭉쳐 있어 토끼풀 전체를 뽑아내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쇠뜨기는 뿌리가 워낙 깊어서, 쑥이나 또끼풀은 줄기가 이리저리 뻗어 있어 완전히 뽑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대충이라도 뽑아내면 며칠 있다가  어김없이 또 보입니다.


잔디밭은 잔디가 하루하루 다르게 초록으로 바뀌고, 정원에는 어떤 식물은 꽃봉오리가 무리 지어 맺히고, 어떤 식물은 꽃이 만개되어 정원은 벌과 나비들의 놀이터로 변해가는 요즈음,  마을분들도 찾아와 격려 하여 주는 텃밭과 정원을 가꾸면서 가장 힘이 들고 신경 쓰는 작업은 잡풀과의 싸움입니다.


그중에 가장 힘들게 하는 잡초(雜草) 3가지를 꼽았고, 그리고 그  잡풀들을 3대 악풀(惡-)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오죽 했으면 악풀(악할 악惡, 풀)이라 하였을까요. 잡초(雜草)라 부르지 않고 악풀이라고 부르고 싶은 이유는 이렇습니다.

인터넷 상에서는 다른 사람의 글에 비방이나 험담 등 악의적 댓글을 "악플(惡性reply)"이라 하여 글을 올린 사람을 힘들게 하는데 악풀(惡-)의 음이 비슷하여  잡초(雜草)라고 부르기보다 "악풀"로 부르는 것이 더욱 실감을 느껴 우리 부부는 3대 악풀로 부릅니다.

덕산리 휴락산방(休樂山房)에서 우리 부부가 가꾸는 정원과 텃밭이 악풀(惡-)만 무성한 정원이 되지 않기 위하여 <쌀 한 톨을 만들려면 일곱 근의 땀을 흘려야 한다>는 일미칠근(一米七斤) 이란 글을 새겨보며 노동의 즐거움 속에 아름답게 꾸미겠습니다.


▼ 쇠뜨기


▼ 쇠뜨기



토끼풀

토끼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