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에 코로나 19가 물러가기를>
요즘, 코로나 19 때문에 모든 이가 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다는 춘례불사춘(春來不似春)글귀가 실감 나게 느껴지고 있을 겁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감염관리를 위하여 사회적 거리라는 용어도 하루에도 수 십 번을 듣고 있는데 이 용어는 일상에서는 전혀 들어 보지도 못하였었습니다. 2미터의 사회적 거리를 두어야 하니 반가운 사람을 만나도 포옹도 못하고, 악수도 나눌 수 없습니다.
김천시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안내 안전 문자가 날아옵니다. <주말에는 야외활동 자제하고,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여달라>는 내용입니다. 덕산리 마을 이장은 <낯선 사람을 만나지도 말라, 시내도 나가지 말라, 자식들 방문하지 말라하라, 자식들 찾으러 가지도 말라>는 등 매일 방송을 합니다. 마을 노인회관도 폐관하였습니다. 우리 성당은 미사도 5주째 못 드리고 있습니다. 김천에서 무주 넘어가는 고갯마루 덕산재에서는 발열체크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부부도 휴락산방에서 자연스럽게 자가격리를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부는 휴락산방에서 아침에서 부터 저녁 해가 기울때까지 봄이 다르게 찾아오는 것을 매일 느낍니다. 산책길 새미기 계곡에 버들강아지가 봄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어느 날 생강나무에 꽃이 피었고, 산수유도 노랗게 꽃을 피우더니 만개한 분홍색 진달래꽃은 산길에서 매일매일 더 많은 얼굴을 보여줍니다. 길섶에는 양지꽃, 솜방망이, 현호색, 꽃다지, 산괴불주머니 등은 꽃을 피우고 고개를 낮추고 날 보세요 하고 눈인사를 합니다. 정원에서는 수선화가 노랗게 피어났고, 상사화는 한 뼘 정도 초록잎이 올라왔습니다. 튤립도 나도 질세라 초록잎이 올라옵니다. 작약은 붉은대가 땅을 비집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매화나무는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깜짝 놀랐습니다. 나무시장에서 공짜로 얻은 아주 어린 홍매화에 꽃 하나가 피었습니다.
찾아오는 사람은 없고, 시내 나가는 일도 없습니다. 꼭 필요한 물건은 인터넷으로 주문합니다. 그러기에 자가 격리를 하였어도 주말이면 시내를 찾았던 일을 빼고는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도시에서는 어디를 가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손을 씻어야 합니다. 2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대화를 하여야 합니다. 악수를 한다는것은 잊어졌겠지요. 그런데 여기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봄기운을 마음껏 느끼며 텃밭에서 노동을 통하여 삶의 가치를 높여갑니다.
겨울에 나타났던 코로나 19도 계절이 바뀐 이 좋은 봄에 아지랑이가 연기처럼 피어 올가 사라져 가듯 봄의 중간에 서있는 지금 사라져 없어져 버리길 염원합니다.
우리 부부는 산책을 하면서 코로나 19 퇴치를 위한 묵주기도 5단을 바칩니다.
봄이 오고 있음을 매일 매일 새롭게 느끼는 우리 부부의 호사스러움이 모든 분들에게도 함께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두 손을 모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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