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워즈워스는 영국의 계관시인으로 어린 시절에 부모를 잃었다. 자연의 신비로움과 장엄함을 시로 표현하여 낭만주의의 선구가 된다. 시인 코울리지와 함께 쓴 <서정민요집>이 유명하다.
인디언들은 성장해가는 아이들을 3단계로 나누어 교육하였다. 어렸을 때는 자연의 신비로움과 세계에 대한 경건함을, 사춘기 무렵이 되면 침묵과 경청을, 그리고 청년의 시기에는 나눔과 배려를 가르쳤다. 그리고 그 모든 교육에서 기초가 되는 것은 어린이의 마음, 즉 순수함과 경외심이었다.
그것이 어디 인디언뿐이랴. 동서고금의 성인들과 경전들도 모두 어린이와 같은 마음이 자신을 구원하리라고 가르친다.
어린이는 무지개를 보고 숫자를 세지 않는다. 무지개를 보고 붙잡으려고 따라다니기도 하지만 그것도 놀이일 뿐이다.
자연에는 원래 미추, 선악, 시비가 없다. 어린이도 그렇다. 어린이는 더럽고 깨끗함도 분별하지 않고 빈부귀천도 가리지 않는다. 옷이 더렵혀져 엄마에게 혼이 나더라도 놀 때는 그냥 논다. 아픈 장면을 보면 눈물을 흘리고 웃는 사람을 보면 같이 웃는다. 배고픈 사람이나 동물에게 밥을 줄 줄도 안다.
무지개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가슴은 뛰놀아
내 삶이 시작되었을 때도 그러하였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나니
나 늙어진 뒤에도 여전히 그러하기를
아니면 나는 죽으리니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기는 내 생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경건함으로 이어지기를
(3.7) 얼마 만에 푸르른 하늘인지요. 오랜만에 창문을 활짝 열고 숨을 크게 고르시고 계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그것은 날씨가 조금씩 추워지는 덕분에 공기가 맑아지고 있는 것이지요. 문득 3월마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꽃샘추위가 떠오릅니다. 우리에게 따스함을 안겨주는 봄에게 조금은 미안하지만 마스크 없이 다닐 수 있다면 당분간 추위가 이어져도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청명한 봄날이 우리 곁에 오래 있어주길 바라는 욕심을 부려 봅니다.
(3.8) 봄이 되면 나무들의 성장도 빨라집니다. 줄기가 점점 굵어지고 뿌리도 튼튼하고 굵어지기 시작하죠. 그렇게 나무를 성장시키는 조직을 형성층, 또는 부름켜라고 부르는데 형성층은 식물의 물관과 체관 사이에 있는 분열 세포층입니다.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서 나무의 뿌리와 줄기를 굵어지게 합니다. 형성층, 부름켜의 활동이 가장 활발해서 나무가 튼튼하게 잘 자라는 때가 지금 봄입니다. 그래서 이맘때 나무들이 단단하고 굵게 속을 채울 수 있는 건데요. 봄에 쑥쑥 자라는 나무들처럼 우리들의 봄날도 좋은 것들로 가득 채워지시길 바랍니다.
(춘분) 온 세상이 푸릇푸릇하고 뜨거운 열정이 넘치는 계절은 여름, 그리고 꽃이 지고 열매가 열리는 계절은 가을이고요 하얀 눈이 나뭇가지에 눈꽃을 피우는 계절은 겨울입니다. 그렇다면 봄은 어떤 계절일까요 생명이 깨어나는 계절, 사방이 연초록빛 향기가 피어나는 철입니다. 물론 계절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변함없이 변하는 생명력을 보면 모든 계절은 언제나 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명을 품고 피우고 성숙시키는 것을 어느 계절에도 멈추는 법은 없으니깐요. 그래서 자연은 언제나 봄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연처럼 우리의 인생도 언제나 봄이길 바라면서 춘분을 맞이 합니다.
(3월 말) 어느 순간부터 걷는 게 조금 불편하다 싶으면 신발을 가장 먼저 살펴보게 되는데요. 뒷굽이 언제 이렇게 많이 달았지 싶은 때가 있는데요. 이렇게 마찰이 생겨서 달아버린 것들은 재정비할 시간이 반듯이 필요합니다. 3월 한 달간 열심히 걷고 뛰어다니느라 우리의 심신도 많이 달았을 텐데요. 더 많은 탈이 나기 전에 재정비 잘해보면서 3월의 마무리를 깔끔히 해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4월도 마음 놓고 달릴 수 있겠지요.
(4월 1일) 일 년에 단 하루만 존재하는 우즈피스 공화국은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 있는데요. 매년 4월 1일, 즉 만우절인 오늘 24시간 동안 나라가 됩니다. 지도에도 없는 나라지만 국방부와 여러 가지 나라와 관련된 기관들도 있고 대통령도 있으며 행복할 권리, 실수할 권리, 사랑할 권리 등 헌법에도 정해져 있다는데 만우절이라 거짓말이 아니라 실제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끔은 정말 진짜와 같은 행복한 일들이 일어나길 바라면서 모든 것이 새로 시작하는 4월 1일입니다.
(4월 30일) 4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는 모습이 제각기 다릅니다. 누구는 마감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누구는 어느 날과 다름없이 그저 평범한 하루를 보냅니다. 처음의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만큼 마지막의 경험과 감정을 더욱 오래도록 간직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4월의 마지막 날에 겪는 경험과 감정들이 오늘 날씨처럼 말고 화창하시길 바랍니다.
(5월 1일) 5월 달력을 보면 다른 달과 비해 뭔가 빼곡하게 적혀 있습니다. 각종 기념일에 가족행사까지 있어 챙겨야 할 일도 많고 챙겨야할 사람도 많습니다. 5월은 어쩌면 그동안 꺼내지 못했던 속내를 마음껏 표현하라고 만들어진 그런 달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괜히 민망하다는 이유로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일 겁니다. 이참에 고맙다는 말을 전해 보세요.
(5월 8일) 어버이날은 미국 5월 둘째 일요일 "어머니의 날"에서 1956년 따온 거라죠. 세련된 척, 담백한 척 해도 신파가 되곤 하는 이름 어머니. 조정래 작가의 소설<태백산맥>에도 고향 마을에 온 어느 아낙 이야기가 나옵니다. <쇠머리를 지나 홍태 거리에 이르자 질펀하게 트인 고읍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홍태 거리에만 다다르면 어디에선지 어머니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이상스럽게도 그 냄새는 언제나 싱싱했고, 언제나 슬픔이었다. 자식을 낳아 기르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냄새는 진한 그리움이었다.> 어머니 냄새, 기억나세요?
(5월31일) 어떤 작가는 내 책을 읽고 한 장면만이라도 선명하게 남아서 오래오래 떠오른다면 나는 성공한 작가라고 하였으며, 영화감독도 한 장면만이라도 곱씹게 하는 것이 있으면 만족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런 작품들이 많지는 않아요. 투명하게 하나의 그림, 하나의 사진이 되어서 머리와 가슴속에 남는 것 그런 것들 요. 5월은, 또 올해 봄은 어떼셨어요.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포착할만한, 기억할만한 순간들이 있으신가요. 힘들면 힘든 데로 기쁘면 기쁜 데로 올봄의 역사가 나의 역사가 되었네요.
(6울 5일 세계환경의 날) 바다새 "알바스트로"는 양 날개를 펴면 3미터가 넘는 길이로 날갯짓 없이 6일 동안 날 수 있고, 두 달 동안 지구를 한 바퀴 돌고, 짝의 춤을 똑같이 따라 하려고 애쓸 줄도 알고, 내 짝만의 아름다운 춤도 알아볼 수 있죠. 새끼가 저 혼자 알을 깨고 나와야 강해진다는 것을 아는 이 새는 쓰다듬고 노래 불러 줌으로써 간단한 응원을 보낼 줄도 알지요. 어린 새끼가 첫 비상을 하려고 거센 바닷바람 앞에서는 미지의 세상 앞에선 청년 같기도 하고 저 혼자 깨닫는 어떤 존재 같기도 합니다. 알바스트로가 모르는 딱 한 가지는 사람이 버리는 플라스틱을 먹으면 죽는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새계 환경의 날입니다. 환경! 지켜야 합니다.
(6월 6일 망종, 단오,현충일) 오늘이 절기상 망종 내일은 단오입니다. 이 시기는 누렇게 익은 보리를 수확하고 모내기를 하는 아주 바쁜 철이지만 더 바쁘고 더운 날들을 잘 보내자면서 단오라는 축제를 즐기기도 했었습니다. 몸도 바쁘고 마음은 바쁘면서 즐거운 그런 때였지요. 이런 시절에 잊지 않았던 것이 전쟁에서 사망한 이들을 위한 기도의 제례였는데 오늘날 현충일로 이어진 것이라죠. 모든 것을 쑥쑥 키워내는 좋은 계절에 바쁘지만 잊지 말라고 잊을 수 없다고 오늘 마음을 모았던 것이죠. 현충일의 유래는 이러했어요. 여유로운 몸과 마음 한편에 그들을 위한 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6월 단오, 음 5.5) 오늘은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이기도 한 단오인데요. 단오 하면 단오떡, 창포물, 씨름 등이 떠오르고 그네 타는 풍속도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그네 타던 기억이 나십니까. 떨어지지 않게 중심도 잘 잡아야 하고 양발을 앞뒤로 힘차게 굴러야지만 아주 높게 날아가죠. 그네를 탈 때 친구나 가족들이 뒤에서 밀어주면 저 하늘에 맞닿을 정도였는데요. 주변 사람들이 더 높이 비행할 수 있도록 우리가 힘껏 양손으로 밀어주면 어떨까요.
(단오) 예전에는 어른들도 그네를 많이 탔는데 특히 더위 타는 어른들이 그네를 많이 탔었지요. 이맘때 단오 무렵에 그네를 타면 여름 더위를 안 먹는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죠. 단오가 지나면 이 그네를 다 끊어 버렸다는데요. 이유는 이제는 농번기가 왔다 더위는 일하면서 잊어라. 미안하지만 이제 잔치는 끝났다. 끊어진 그네를 붙들고 아쉬워해도 어쩔 수 없어요 다 때가 있는 법이니까요.
(6.22 하지) 감자를 쪄서 젓가락에 쿡 찍어서 훅훅거리면서 먹는 재미. 이맘때 재미입니다. 하지 감자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하지 감자가 여물어 갈 때, 벚나무 버찌가 까맣고 달아지는데요. 버찌 먹고 씨를 훅훅 뱉는 것도 재미입니다. 열심히는 사는 것 같은데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것이 없구나 싶을 때는 감자 한 바구니 캐서 담고 까만 버찌 손바닥 가득 따 담으면 세상에 어느 부자가 부럽겠어요?. 그저 그려만 봐도 배부릅니다. 그러고 보니 부자 되는 일은 어려워도 기분 든든해지는 일은 어렵지 않은 것 같아요 기분 부자 되는 일.
(6.28) 6월은 여름 김장철입니다. 매실 장아찌 담그고, 머위 장아찌 담그고, 제철인 오이소박이도 만들고 열무와 어린 얼갈이 배추로 김치도 담그고.... 김치와 장아찌 같은 것은 다가올 시간을 위한 준비인 동시에 즐거움이죠. 이것들을 만들어 놓으면 여름 내내 입이 즐겁지요. 푸성귀 풍성한 계절에 축복을 누리고 살면 좋겠지요. 꼭 무엇을 만들지 않더라도 내 주위에 풍성하게 있어 주는 것들 만끽하며 살면 좋잖아요.
(장마시작) 매우(梅雨)는 매실이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해마다 초여름인 유월 상순부터 칠월 상순에 걸쳐 계속되는 장마를 의미합니다. 매우라는 말에는 오래오래 내릴 장맛비를 미리미리 대비하라는 뜻이 숨겨져 있는 것 이죠. 장마가 시작되었는데요. 긴 비에 마음은 때때로 맑을 수 있게 대비하고 싶어 집니다. 한용운 시인의 시에서 그랬어요. 검은 구름에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라고요. 우리 서로에게 푸른 하늘 같은 얼굴이 되어주지요.
(6월 말) 반듯이 꼭 지킨다고 다짐했던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러다 조금이라도 귀찮은 상황이 생기거나 목표를 이루지 못하게 될 것 같으면 내가 나에게 타협점을 기가 막히게 찾습니다. 다이어트 중에는 "이 정도는 먹어도 돼", 돈을 아끼겠다고 다짐을 했을 때는 "이 정도 아낀다고 부지되나?" . 귀차니즘이 우리를 지배하는 순간 이루고 싶은 꿈은 점점 멀어 지기 쉽습니다. 6월까지만 타협하세요. 돌아오는 7월부터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폭염경보) 주의보나 경보는 둘 다 조심하라는 뜻인데요. 조심해야 하는 정도는 다릅니다. 주의보보다 경보를 더 조심해야 하고 대비해야 하죠. 오늘 폭염 경보가 떨어졌습니다. 오늘은 바깥일, 바깥 활동은 가급적 줄여 주시고 더위에 더 촉을 세워야 합니다. 날씨에는 촉을 세우데 다른 촉을 거두는 게 좋겠어요. 이런 게 균형이라면 균형이죠. 하늘이 끓을 땐 속까지 끓을 필요는 없겠지요.
(7, 5 여름) 어떤 사람의 향기가 참 좋거나, 어떤 음식의 냄새가 끝내주거나 어떤 풀 냄새 때문에 공기가 무척 상쾌하거나 이렇게 우리의 코끝을 자극하는 것들은 시간이 꽤 흘러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지요. 그래서 비슷한 향기를 맡기만 해도 그 사람, 음식, 장소를 고스란히 떠올리지요. 후각은 보이는 기억보다 더 오래간다는데요. 그 말은 곧 우리의 추억을 입체적으로 더 저장해 준다는 것이죠. 올여름 우리 코끝을 스치는 향기들도 이왕이면 기분 좋게 머물다 갔으면 좋겠습니다.
(7.10 장맛비) 잠시 멈췄던 장맛비가 다시 온다고 하니 어제와 그 맛이 다를 겁니다. 이제 곧 열대야가 오면 열대야 다음 날에는 아침 맛이 또 다르겠지요. 지금 이 순간, 충실하게 사는 법 중에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몸의 감각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머릿속의 생각도 금세 사라지고 감정도 그렇게 느낄 뿐 진짜가 아닐 수도 있고요. 지금 코로 느껴지는 냄새, 손과 발이 닿는 촉각, 이런 것이 확실히 나한테 있는 것이지요. 리얼리스트가 따로 있겠어요 온몸으로 지금 이 순간을 잘 느끼고 사는 사람이 리얼리스트지요. 그런 의미에서 일단 오늘 아침. 아침 공기부터 잘 만나보세요.
복날이 들어 있는 달의 찌는 듯한 더위를 가리켜 '복달임 하다'‘라고 하죠. 허해진 기운을 보강하기 위해 보양식을 먹음으로써 더위를 물리치는데, 이때 먹는 복달임 음식도 가려 먹을 필요가 있는데요. 삼계탕 같은 고열량식은 힘 많이 쓰는 사람들에게 좋고, 활동량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제철 과일 정도가 좋다고 합니다. 뭘 먹으면서 어떤 날의 의미를 새기는 것도 재미지요. 오늘은 복날 인사를 주고받으면서 복달인 음식 뭐 먹었느냐 챙기다가 하루가 다 갈 것 같습니다. 복날은 무엇보다 마음을 먹는 날이지 싶습니다. 이걸 먹고 여름을 잘 통과하자. 오늘, 이런 마음 가짐으로도 충분하겠지요.
(7월 중복)아일랜드인의 기도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그대 지갑에는 하나 또는 두 개의 동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겨우 한 두 개 동전이 있기를 바라는 것인데요. 과연 좋은 기원이 맞나 해보기도 하는데요.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지요. 약간의 돈이 있다면 그것 또 잘 쓸 것을 생각해 볼 수도 있어 좋다고 말이지요. 우리는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유리잔의 물을 보며 반 밖에 안 남았다와 반이나 남았다는 시각의 차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오늘이 중복인데요 어휴 이제 겨우 중복이야 아직 한참 덥겠구나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더위가 반쯤 지났구나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시원해지지 않을까요.
아일랜드인의 시
그대 손에/늘 할 일이 있기를 기원 합니다.
그대 지갑에는/하나 또는 두개의 동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대 유리창 위에/태양이 늘 빛을 비추기를 기원합니다.
비 온 뒤에는/언제나 무지개가 떠오르기를 기원합니다.
그대 곁에/늘 친구의 손길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신께서 그대의 기운을 복돋아 줄 기쁨으로
그대의 가슴 채우기를 기원합니다.
(말복즈음) 말복이었던 어제 분명 바람이 있었고 투명한 파란 하늘은 가을 하 처럼 높았습니다. 바람 부는 걸 처음 느껴보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반가웠으며 파란 하늘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눈을 뗄 수가 없었을까요.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계절은 돌고 돌며, 시련의 시기가 지나면 기쁨의 순간이 오므로 낙담할 필요도 없고 기쁨의 순간이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 것을... 그러므로 자만해서도 안된다는 것을요.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과 환경에 감사를 표하는 하루가 되어보세요.
(8월의 빗줄기,적당히) 가물었던 여름, 무덥던 여름을 한 번에 잊게 하듯 이번 빗줄기는 다소 오래 이어지는 듯합니다. 이 비를 간절히 바라던 때도 있었는데 이번 비로 비 피해가 있는 지역이 많다 보니깐 세상에는 적당히란 참 어려운 것같다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적당히 덥고 적당히 시원하고, 적당히 비가 내렸다가 적당하게 해가 나고, 날씨도 우리의 삶의 균형도 이렇게 적당히 된다면 좋을 것 같은데요. 고난 뒤에 오는 더 큰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인지 적당히가 늘 그렇게 허락되지 만은 않습니다.
(8월 31일) 기다리던 시원함도 슬슬 찾아왔고 참았던 비도 내렸는데 폭염과 폭우가 지나가니 지반이 약했던 지역에는 피해가 우려됩니다. 땅의 기반인 바탕이 튼튼한지 늘 살펴야 하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밭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난과 시련의 비가 갑자기 폭우처럼 내릴지라도 마음밭이 무너지지 않도록 탄탄히 다져야겠습니다.
(9월 4일) 후덥지근해서 약간의 냉방과 제습기를 찾다가도 새벽이면 홑이불을 다시 찾는 걸 보면 아직까진 여름과 가을의 경계선에 서 있는 듯합니다. 그런 점에서 간 밤에 요란하게 내렸던 비는 가을비라고 정의 하기보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름과 가을의 줄다리기, 올여름이 우리를 너무도 힘들게 했기 때문에 계절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보면서 가을을 응원한다고 하면 가는 여름이 너무 서운해하려나요. 그래도 다. 발짝씩 물러나는 여름을 달래는 9월의 하루입니다.(
10월 9일 한글 날) 노벨상을 받는 과학자들 뉴스를 봐도 정확히 뭘 해냈다는 건지 이해가 어려울 때가 있는데요. 위대한 발명이나 발견 중에는 이해는커녕 아예 배척이나 조롱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루이 파스퇴르가 세균 이론을 발표했을 때 "눈에도 안 보이는 게 병을 퍼뜨리고 사람을 죽여?"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학자들까지 비웃고 모욕을 했지요. 괴테가 그랬다죠 "인간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경멸한다." 오늘은 한글날입니다. 우리 한글도 처음에는 소위 양반이라는 특권층의 방해를 많이 받았지요. 하지만 끝까지 해낸 세종대왕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비내리고 무지개, 가을)호수나 바닷가에 이는 잔물결 위에 햇빛이나 달빛이 비쳐서 반짝이는 것을 윤슬이라고 합니다. 윤슬과 비슷한 말로는 물비늘이 있습니다. 물비늘은 잔잔한 물결이 달빛이 아닌 햇빛에 비쳐서 빛나는 잔물결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무지개도 햇빛과 물방울이 일곱 색깔의 띠를 만들어 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듭니다. 오늘 비가 내린 후 무지개가 떴는데요. 무지개 너머로 가을이 성큼 다가서는 것 같습니다. 한결 쾌적해진 가을 햇빛이 우리의 마음과 기분까지 더욱 반짝이게 하는것 같습니다.
(11월25일 첫눈) 어제 첫눈이 내렸는데요. 눈이 내리면 기온이 떨어지고, 길도 얼고, 불편한 일들이 여럿 생기지만 첫눈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는 기다림입니다. 우리는 왜 매 해, 첫눈을 기다릴까. 그건 어쩌면 모든 것들이 잠들 것 같은 이 계절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이 우리에게 살아 있다고, 여전히 우리의 가슴은 뛰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는 건 아닐까요.
(12월 14일) 전에는 현관이나 대문마다 초인종을 많이 썼는데 요즘은 전자음으로 바뀐 집들이 많습니다. 현관에 전자 키나 비밀번호를 사용하니깐 벨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어쩌면 음식점 배달이나 택배 같은 배달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지요. 한편 요즘 만나는 벨은 현관이나 대문이 아닌 커피샾에서 주문한 커피가 나왔다는 딩동댕, 은행이나 관공서 번호표 벨소리 등이 있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는 반갑고 따뜻한 소식을 전하는 벨소리가 많이 들리기를 바라봅니다.
(12월 13일)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안도현 시인의 "우리가 눈발이라면"시입니다. 흩날려서 그냥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소외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는 함박눈 같은 사람이 되자고 시인은 꿈꾸고 있습니다. 그 꿈이 결국은 우리의 소망이겠지요. 오늘 눈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뿌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세살이 되자.
(12월 13일, 함박눈 내린 날)) 아침에 어떻게 일어나시나요. 맞추어놓은 알람 소리에, 정확한 그 시간에 눈을 뜨나요, 아니면 가족 중에 누군가 깨어주는 소리에 일어나시나요. 일어나면 가족끼리 인사를 나누기도 합니다. "잘 잤어, 눈이 부었네, 학교 늦겠다" 등, 하루의 첫인사는 보통 이렇습니다. 기분 좋은 인사는 무엇인가에 대하여 한 조사기관이 조사하였습니다. 기분 좋은 인사는 이렇습니다. "아침식사 준비해놨어요, 피부가 뽀얗구나, 잘 잤구나, 어제 수고했어" 등 이런 답이 나왔다 합니다. 눈이 내린 오늘 아침에 인사는 이럴게 인사하면 좋겠지요. "세상이 하예 얼른 일어나, 눈이 미끄러우니 조심히 다녀오세요"
(12월 20일) 세상을 살면서 앞일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앞일을 미리 알게 된다면 좋기만 할까요. 무라카미 하루기의 1Q84라는 책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앞일은 누구에게나 미지의 영역일세 지도는 없어 다음 모퉁이를 돌았을 때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그 모퉁이를 돌아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어, 짐작도 못하지>그래요,앞일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인생의 모퉁이를 돌고 또 돌지요. 이 모퉁이만 돌면 좋은일이 있을 거라는 기대와 희망을 갖고 말이죠. 2020년이라는 큰 모퉁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2020년은 우리에게 무엇을 준비해 놓고 있는지 기대를 하여봅니다.
(12월 21일) 겨울은 삭막한 계절이어서 사막에 빗댈 때가 있습니다. 황량하고 쓸쓸하고 기댈 곳이란 전혀 없어 보이지요. 가끔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도 사막을 걷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디가 출구인지 앞이 전혀 보이질 않을 때는 일단 주저앉게 됩니다. 하지만 주저앉는다는 것이 꼭 절망적인 건가요. 주저앉아서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면 별자리를 보고 길을 알 수도 있을 겁니다. 사는 게 힘들다고 느껴질 때는 일단은 멈춰 서기. 오늘도 삶의 속도를 잘 조절하면서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12월 24일) "엄마 까투리", "강아지 똥" 동화를 쓴 작가는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입니다. 선생은 마을 교회의 문간방에서 지내면서 종지기로 살았습니다. 추운 겨울에 새벽종을 치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닐 텐데요. 선생은 좋은 종소리를 내기 위해서 추운 추위에도 장갑을 끼지 않고 맨손으로 종의 줄을 잡아당겼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12월에 새벽종을 치면서 이런 기도를 했습니다. <몸이 아픈 아랫마을 그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 새벽에 혼자 외롭게 주무시는 할머니의 앞날을, 그리고 어서어서 예수님이 오시는 그 날이 와서 전쟁이 없어지고 슬픔과 괴로움이 없어지고 다시는 헤어짐도, 죽음도 없는 그런 나라가 오기를>이라고.....
(12월 27일) 겨울 동자를 쓰는 동장군(冬將軍)은 사람들을 벌벌 떨게 하는 추위를 용맹하고 무서운 장군의 모습으로 빗댄 표현이지요. 겨울 추위는 확실히 무서운가 봅니다. 바로 그 동장군이 위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지금보다 평균 기온이 더 낮었다고 하죠. 그때는 방한복이 목화솜으로 만든 옷이었는데 목화솜으로 두루마기, 저고리, 속바지 같은 옷이 있었고 이불에도, 버선에도 목화솜을 넣어서 겨울을 지냈지요. 목화솜이란 단어만 떠올려도 따뜻함이 전해져 오는데요. 목화솜 보다 거위털 보다 더 따뜻한 것은 옆사람과 또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와 사랑일 겁니다. 동장군이라도 그 따뜻함에는 이길 방법이 없겠습니다.
(12. 28 연말) 깜깜한 동굴 속에서는 주변을 알아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눈을 크게 뜨거나 아니면 실눈처럼 가늘게 뜨거나 아무리 애써도 잘 안보이지요. 그런데 방법은 아주 간단하게 눈이 어둠에 익숙해질 때까지 그저 기다리는 것입니다. 모든 것엔 이렇게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겨울도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조금만 찬바람이 불어도 화들짝 놀랬는데 지금은 웬만한 칼바람에도 그러려니 하지요. 며칠 있으면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고 많은 환경들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리 염려하거나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있다면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줄 겁니다.
(12. 29 연말) 컵에 담긴 물을 보고 사랑한다, 고맙다는 말을 하면 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결정체를 보여 준답니다. 하물며 물도 이런 반응을 보이는데 우린 어떨까요. 가장 최근에 사랑한다. 고맙다는 말을 들은 게 언제인지 기억하시나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아직 아껴둔 표현들이 있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아낌없이 표현하시면 어떻겠습니까? 그리고 누구보다 올 한 해도 넘어지고 쓰러지면서도 다시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온 바로 우리 자신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하는 것도 꼭 필요하겠습니다. 올해가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새해) 운전은 핸들링과 적절한 스피드이지요. 특히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자동차 운전을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새해가 되면 새로운 의지가 생기고 새로운 목적과 방향을 갖게 되기도 하는데요. 그 모든 것을 핸들링을 잘해서 적절한 속도를 내야겠습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지난해 보다 더 시원하게 쭉쭉 뻗어나가기를 기원합니다.
(1월 2일) 아프리카 말로 우분투라는 말이 있습니다. "네가 있기에 내가 있고,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입니다. 새해가 시작됐고 모두가 새로운 희망을 품고 나가는 이때 지금도 어디에 선가는 홀로 시간을 맞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이 겨울의 추위가 더 매섭게 느껴지는 분도 계실 겁니다. 올해는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말을 기억하면서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의 손을 꼭 잡아 주세요.
음악 박자와 걸음
꽃 길을 걸을 때는
라르고 (largo)
꽃 들과 눈맞추고 얘기하며
'매우 느리게' 걸어가요
산행을 할 때는
안단테 (andante)
하늘도 보고 바람소리 새소리 들으며
'느리게' 한 발 한 발 디뎌요
일상의 삶은 모데라토 (moderato)
게으름과 성급함은 버리고 '보통 빠르기로' 생활해요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는
알레그로 (allegro)
재지 말고 멈칫하지 말고
'빠르게' 내밀어요
어쩌다 사랑의 기회가 찾아오면
비바체 (vivace)
두려워 말고
'빠르고 경쾌하게' 행동해요.
인생의 시간은
프레스토 (presto)
바람같이 쏜살같이
'매우 빠르게' 흘러가니까요
주말에는
아다지오 ,,라르고(largo)와
안단테(andante )사이
느린속도,, 보통 느리게로,, 명품 미소지으며
많은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시길...
철학자를 만드는 것은 수염이 아니다 -영국의 성직자 토머스 풀러-
만일 수염을 기르므로 무슨 지혜가 떠오른다고 생각하면 염소도 플라톤이 될 수 있다. -루키안-
한국의 명수필1 수염에서...을유문화사
가장 불행한 사람은 자영업, 40대, 대졸, 이혼남
가장행복한 사람은 20대 미혼여성인 전문직 종사자
미듐 medium 중간 웰던 well done 완전히 구운
포트락형식 potluck 포트락파티
여러서람들이 음식을 조금씩 가져와서 나눠 먹는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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