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자연 글

청소년문제 숲이 대안이다

Bravery-무용- 2012. 2. 9. 16:03

학교 폭력을 비롯한 각종 청소년 문제가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신문에서는 연일 학교 폭력에 시달린 학생의 자살 소식을 싣고, 성적을 강요하는 어머니를 살해하는 등의 끔찍한 뉴스를 전하고 있다. 물론 청소년의 문제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지만 요즘 소식을 들으면 세상이 어찌 이런가하고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 폭력의 예를 들어보자.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학생 10명 중 2명은 학교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 중 약 30%가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폭력이 일어나는 장소도 교실은 물론 화장실, 복도, 운동장 등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고, 피해를 당하는 시간도 쉬는시간과 점심시간은 물론, 심지어는 수업시간에도 일어난다고 한다. 학교란 공부하는 장소이면서 또 평생의 지기와 교류하는 장소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든든한 친구가 바로 학교 동창이 아닌가? 그런데 학교가기가 죽기보다도 싫다고 한 학생이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심각한 문제이긴 하다.

사진1. 숲은 심각한 정신적/심리적 문제에 직면한 청소년들의 안식처가 된다.


사태가 이렇게 심각해지자 교과부와 각 지방교육청은 물론 청와대까지 그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청와대에서 개최된 ‘2012 장․차관 합동워크샵’에서의 토론주제도 학교폭력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발표된 대책을 보면 가해학생 제재와 피해학생 보호강화 등의 처벌위주가 대부분이다. 형사처벌 가능연령은 낮춰 처벌을 강화한다든지, 강제전학을 가능하게 하고, 부모에게 과징금을 물리는 방안 등이 그 예이다. 물론 잘못에 대한 처벌은 필요하지만 그것으론 문제의 근본해결이 되지 않는다. 보다 근본적이고 교육적인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심각해진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방안으로 숲이 가진 치유의 기능을 활용하자고 제안한다. 숲의 치유기능은 인간의 정서를 순화시키고, 자신을 돌아보며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게 만든다. 숲은 일상의 환경과 판이하게 다른 자연환경이므로 숲을 경험함으로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경외감을 느끼게 되고 자신은 물론 주변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또한 숲에서의 활동은 극기와 도전의 기회를 줌으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자신을 조절하는 능력을 배우게 한다. 숲에서의 활동은 동반자를 의지하고 서로 도와야 하므로 협동과 상생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문제 청소년을 위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낮선 환경, 즉 숲과의 교류, 동료와의 집단생활, 개인 및 집단 상담과 치유, 캠핑과 등반 기술과 같은 교육 등이 포함된 과정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프로그램 활동은 청소년의 문제행동 교정, 개인적․사회적 책임의식의 고취, 그리고 감정과 정서의 순화를 위해 개발된 것들이다.



사진2. 숲은 도전과 극기의 기회를 줌으로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이런 숲의 치유기능을 활용하여 학교폭력 예방 및 선도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문제에 빠진 청소년을 대상으로 숲 치유프로그램을 수행하여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미국의 아이다호에서 수행된 ‘아스펜 숲 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한 문제청소년들에게서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등의 정신적인 문제가 크게 향상되었고, 공격적인 행동과 성향이 크게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경기도 지역의 학교폭력 가해자 등을 포함한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대상으로 숲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자존감을 비롯한 심리적/정신적 문제가 크게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학계에 보고되었다.

학교폭력의 대책은 처벌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이고 교육적인 방법의 접근이 필요하며 그 하나로 숲 치유 프로그램이 처방이 될 수 있다. 자연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고 자존감을 높여주고 공격성을 줄이게 만드는 숲 치유 프로그램이 효과적인 해결책이다.

 

사진3. 숲의 치유기능은 청소년 문제의 교육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본 컬럼은 2012년 1월 26일 동아일보에 실린 기고문을 보완하였습니다.

(우리숲에서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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