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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괜찮은 죽음

Bravery-무용- 2016. 11. 22. 16:37

참 괜찮은 죽음

저자
헨리 마시 지음
역자
김미선 옮김

마지막 순간, “멋진 삶이었어.”라고 말할 수 있도록

『참 괜찮은 죽음』은 ‘영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신경외과 의사’로 명성이 높은 헨리 마시의 저서로, 삶과 죽음에 대한 색다른 고백을 담고 있다. 1인칭 시점으로 쓰인 이 책은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으나, 매우 다정하고 친절한 접근방식을 취한다. 그리하여 스스로 ‘내가 죽는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다면?’이라는 상상을 차분히 하게 된다.

책에는 뇌수술로 목숨을 건진 사람, 세상을 떠나는 사람,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병원에서 환자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25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들은 저자 자신이 ‘괜찮은 죽음의 조건은 무엇일까?’라는 화두에 답을 찾아간 30년의 여정을 대표한다. 누구나 한 번은 맞이하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죽음을 괜찮다고 느낄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괜찮은 죽음이란 떠나는 사람과 떠나보내는 사람 모두 최선을 다 할 때 맞이할 수 있다. 존엄을 해치는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최선일 수도 있고 가망이 없어도 수술로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는 것이 최선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마음속 답을 따르는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진실한 성찰은 괜찮은 죽음을 위한 최선이 무엇일지 생각할 시야를 넓혀준다.

 

저자 헨리 마시

 

“영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신경외과 의사이자 섬세한 문필가” 그를 두고 사람들은 이런 타이틀을 붙이곤 한다.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본 삶과 죽음, 그에 대한 깨달음을 써내려간 데뷔작 《참 괜찮은 죽음》 덕분이다. 이 책으로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여럿 수상하며 화려하게 이름을 알렸다. 그는 국내외 방송상을 수상한 〈Your Life in Their Hands〉와 〈The English Surgeon〉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환자의 최선만을 생각하기에 의미 없다고 판단한 치료를 과감히 포기한 적도 있다. 그러나 환자의 실낱같은 희망을 위해서라면 가망이 없어 보이는 수술도 감행한다. 삶과 죽음에 대한 문제는, 떠나는 사람과 떠나보내는 사람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신념으로 30년 가까이 냉정한 의학 지식과 따뜻한 공감 사이에서 고독한 외줄타기를 해왔다. 1950년생인 헨리 마시는 저명한 인권 변호사였던 아버지 밑에서 여유로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20대 초반, 방황 끝에 다다른 영국 북부의 탄광촌에서 우연히 병원보조원으로 일하게 됐고, 그 경험을 계기로 외과 의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옥스퍼 드에서 정치와 철학, 경제를 공부한 그는 이과 공부를 해본 적도 없었지만, 굳은 의지 하나로 뒤늦게 의대에 입학하여 의사의 길을 밟게 됐다. 신경외과를 선택한 것은 수련의 시절 우연히 보게 된 신경외과 수술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1987년부터 런던의 앳킨슨 몰리 병원에서 일하고 있으며 신경외과 분야에서 첫손에 꼽히는 명의로 이름이 높다. 요즘도 여전히 수술실과 병실을 오가며 바쁘게 일하는 중이다.
 

 

역자 김미선
연세대 화학과를 졸업한 후 대덕연구단지 내 LG연구소에서 근무했으며, 숙명여대 TESOL 과정 수료 후 영어강사로 일하기도 했다. 현재는‘뇌’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영역을 넓히며 과학 분야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 『의식의 탐구』, 『꿈꾸는 기계의 진화』, 『기적을 부르는 뇌』, 『미러링 피플』, 『세계의 과학자 12인, 과학과 세상을 말하다』, 『창의성: 문제 해결, 과학, 발명, 예술에서의 혁신』, 『뇌과학의 함정』, 『진화의 키, 산소 농도』『신 없는 우주』 등을 번역했다.

사람이 행복해지는 가장 믿을 만한 경로는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53쪽

환자를 대하는 의사들이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두 가지가 있다. 수술하기로 한 결정이 옳다고 믿는 것, 그리고 내가 다른 어떤 외과 의사보다 더 수술을 잘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 57쪽

내가 하는 일의 가치는 오로지 환자의 인생이 가진 가치로 측정되지 않는가  66쪽

운동은 알츠하이머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지 68쪽

의학을 두고 예술도 과학도 아닌 기능의 한 형태로 보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110쪽

앙고르 아니미(Angor Anime), 영혼의 불안을 뜻하는 앙고르 아니미를 느꼈다. 심장마비가 왔을 때 일부 사람들이 느낀다고 하는, 곧 죽을 것이라는 느낌이다.  118쪽

심폐소생의 현실은 TV에서 보여주는 것과 매우 다르다. 생명을 살리는 영웅적인 행동이라기보다 비참한 폭행에 가까울 때가 많으며 평화롭게 죽도록 내버려두는 편이 나을 노인 환자들에게는 쓸데없이 갈비뼈만 부러뜨리는 경우가 될 수 있다. 119쪽 

온전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확률이 거의 없다면 과연 수술로 목숨만 살려놓는 것이 그 환자를 위한 길인지 의문이 점점 커진다, 174쪽

외과 의사는 항상 진실을 말해야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환자에게서 실낱같은 희망까지 빼앗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때문에 낙관주의자와 현실주의자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은 매우 어렵다. 200쪽

기껏해야 두세 달, 그건 삶이 아니라 죽음을 연장하는 겁니다. 212쪽

죽어가는 환자를 내려다보며 이야기하는 것은 차갑고 기다란 병원의 복도만큼이나 비인간적이다. 213쪽

인지 편향;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는 심리적 경향  217쪽

의사는 환자에게 설명할 책임을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한다.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일이 잘못되었을 때 실수를 숨기거나 부인하지 않으면 의외의 결과가 기다리는 잠깐의 행복을 맛볼 수 있다. 환자와 그의 가족이 진심으로 괴로워하는 의사의 마음을 알아 준다면 그리고 정말 운이 좋다면, 그 의사는 용서라는 귀한 선물을 받을지도 모른다, 250쪽

언어 능력을 아예 잃어버린 채 산송장처럼 사느니. 편안히 저 세상으로 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받아 들이게 되었다. 255쪽

건강하게 장수한 끝에 내 집에서 고통 없이 빠른 기간에 가족의 보살핌을 받으며 맞이하는 죽음 271쪽

내가 죽는다면 나는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기와이면 자는 동안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그런 복은 그리 쉽게 오지 않으리란 걸 잘 안다. 275쪽

신경외과에 관한 아픈 진실 가운데 하나는, 정말로 어려운 수술을 잘 하게 되는 유일한 조건이란 수술하면서 실수를 많이 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평생의 상처를 입은 환자를 내 뒤에 줄줄이 남긴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288쪽

삶은 소중하고 하루하루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330쪽 

2016. 11.22 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