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2016년)

한라산, 영실에서 어리목을 덩실덩실 걷다

Bravery-무용- 2016. 1. 22. 11:14

2016년1월16일

태화산우회와 함께

제주도 한라산(영실-윗세오름 3.7Km-윗세오름-어리목 4.7Km,  계 8.4Km, 4시간30분)

 

2016년1월16일 9시쯤 김포공항을 출발한다.

최고의 고도로 높이 오른 비행기는 하얀구름층 위를 날으고 구름층위는 파란하늘이다, 구름층은 끝없는 빙하지대를 연상시킨다.

31명의 산우님들 예정대로 제주공항에 도착하였지만 수하물에 착오가 있어 공항에서 영실 출발이 늦어졌다. 

새천년고속관광버스로 해발 1000미터에 있는 영실관리소에 11시50분쯤 도착한다.

12시부터 영실휴게소에서 입산을 통제하기에 영실관리소에서  2.4Km떨어진 영실휴게소까지는 10분만에 걸어서 도착할 수 없어 왕복 운행하는 택시로 영실휴게소로 이동한다. 택시비는 무조건 1대당 만원이다.

그렇게 택시를 이용하여 해발 1,280미터 영실휴게소에 도착했다.

일단은 예정대로 산행을 할 수 있는것 만으로도 다행이다.

하늘은 구름 한 점없이 파랗고 높다. 이곳에서 보이는 영실 기암 일부가 하늘과 선을 그리고 있어 오르기 전부터 즐거운 흥분을 감출 수 없다.

영실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의 모습이 겹겹이 치솟은 바위가 주변 나무들과 어우러져 있는 풍경이 멋져 영주십경의 하나이다.

 

참고로 영주십경(瀛州十景)은 제주에서 경관이 특히 뛰어난 열 곳을 선정한 것으로, 다음과 같다.

성산일출(城山日出): 성산의 해돋이                       사봉낙조(紗峯落照): 사라봉의 저녁 노을

영구춘화(瀛邱春花): 영구(속칭 들렁귀)의 봄꽃        정방하폭(正房夏瀑): 정방폭포의 여름

귤림추색(橘林秋色): 귤림의 가을 빛                      녹담만설(鹿潭晩雪): 백록담의 늦겨울 눈

영실기암(靈室奇巖): 영실의 기이한 바위들             산방굴사(山房窟寺): 산방산의 굴 절

산포조어(山浦釣魚): 산지포구의 고기잡이              고수목마(古藪牧馬): 풀밭에 기르는 말

 

영실(靈室)이란 뜻은 산신령이 사는 방이라는 뜻이 있고,영실기암은 바위 하나하나가 장군의 모습을 닮아 "오백장군", 불교에서는 "오백나한", 또한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있어 병풍바위라고도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관람객및 등산객들에겐 병풍바위라고 부른다. 병풍바위의 모습은 계절마다 다르게 보이는데 봄에는 바위에서 피어나는 털진달래와 산철쭉이, 여름에는 녹음과 계곡의 물소리가,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이, 겨울에는 바위와 나뭇가지에 얼어 붙은 설경등이 사계절을 다양하게 변화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오늘은  바위와 나뭇가지에 얼어 붙어있는 설경의 풍경을 감상하며 오르는 겨울 산행이다. 

 

날씨는 봄날씨처럼 포근함을 느끼지만 눈이 쌓여 있어 안전을 위해서 아이젠을 착용한다.

산우들과 나누기 위하여 몇 해전 우도 트레킹을 하면서 맛봤던 기억에 휴게소 매점에서 우도 땅콩막걸리 3병을 구입하였다. 제주 시내보다 비싼편으로 병당 6,500원을 받는다.

영실통제소 좌측으로는 오백나한전 가는 길이다.

진행자인 늘푸른소낭구도 먼저 보내고 마지막 산우(스마일임)가 통제소를 통과하는 것을 확인하고 제일 뒤에서 오른다.

12시30분이다.

산길에 눈이 얼마만큼 쌓여 있는지는 가늠할 수 없으나 목침 계단이 보일 정도니 많이 쌓여 있지 않은것 같다.

영실계곡과 함께 오르는 산길은 나목의 활엽수와 키작은 산죽이 숲을 만들었다.

목침계단과 돌계단을 오르면서 보이는 것은 산길 우측으로 나뭇가지 사이로 영실 기암들이 보이는 것뿐이다.

첫번째 중턱에 오르면 영실기암에 대한 전설이 담긴 안내판이 세워져있고 그러면서 영실기암의 모습은 뚜렸이 보인다.

<오백명의 아들이 있었던 한 할머니가 큰 가마숱에 죽을 끓이다 어머니가 솥에 빠져 죽었는데 외출뒤 돌아온 아들들은 그것도 모르고 맛있게 먹고, 마지막으로 귀가한 막내가 죽을 뜨다가 어머니의 뼈다귀를 발견하고 어머니의 고기를 먹은 형제들과는 살수 없다 하여 차귀도에 가서 바위가 되었고 나머지 499명은 한라산의 돌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영실기암을 "오백장군" 또는 "오백나한"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산길에 쌓여있던 눈은 오를수록 녹아있다.

산길을 표시하는 빨간깃대가 왼쪽 능선 끝까지 이어져 있는데 계속된 오르막길이니 우선은 앞에 보이는 마지막 가장 높은 봉우리가 목표다.

하늘은 청명하고 날씨는 따뜻하여 오르는 산우님들은 계속된 오르막이라 힘도 들겠지만 풍경을 바라보느라 걸음은 느리다.

 

이번에는 영실기암과 오백나한 설명판이 세워져 있다.

전망대에서 뒤를 돌아보면 서귀포시는 저아래로 아물거리고 아득히 보이는 바다는 하늘과 맞닿아 있다.

해발 1600미터 지점을 지난다.

 

병품바위 설명판이 세워져 있다.

신들의 거처라고 불리는 영실 병풍바위는 한 여름에도 구름이 몰려와 몸을 씻고 간다고 한다.

검은색 모습의 병풍바위는 골짜기 마다 눈이 있어 마치 수묵화의 병풍을 펼쳐 놓은 듯 하고 병풍바위위 능선 너머 하얀상현달이 떠있어 파란하늘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망대를 떠나 오르면 모든 나무들이 키가 작으며 좌측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바람의 영향일 것 이다.

 

이번엔 오름풍경전망대가 있다.

오름은 제주어로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작은 화산체를 말한다. 제주에는 360여개가 있으며 한라산에는 약 46개의 오름이 있다는 설명이다.

설명판을 보며 불레오름을 확인한다.

 

겨울 한라산은 눈과 함께 산죽과 고사목 그리고 구상나무가 주종을 이루면서 산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특히 구상나무는 한라산에서 해발 1400고지 이상에서 자란다.

능선위를 올라서며 뒤를 돌아보면 불레오름이 뚜렸이 보인다.

능선위 짧은 숲길에서는 나무에 얼어 붙은 눈꽃들의 모습에 감탄을 하며 눈꽃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는다.

 

숲길이 끝나면 산이다 라는 느낌을 못갖는 넓은 평원이 펄쳐지고 한라산 정상의 남벽이 힘차게 솟아 있다.

이곳에서 하늘을 올려본 캔버스는 하얀상현달과 비행기의 궤적만이 하얗고 파란 하늘색 뿐이다.

마음은 상쾌하다. 

2시15분이다. 통제소에서 1시간40여분 걸었다.

 

먼저온 산우님들 "선작지왓"이 시작되는 넓은 곳에 자리잡은고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나도 둘러 앉아 영실입구에서 나누어 주었던 발열팩으로 밥을, 반찬 한 팩으로는 통제소에서 구입한 우도 땅콩막걸리를 마실땐 안주로도 삼았다.

바람도 불지 않으니 모두가 봄소풍을 나온 기분으로 점심식사를 즐기고 아주 편하고 기분좋게 쉬었다..

 

이제 배까지 채웠으니 든든한 기분으로 선작지왓의 탐방로를 걷는다.

"선작지왓"이란 영실기암 상부부터 윗세오름까지 표고 1500미터~1700미터의 평원을 가리키는데 우리가 많이 걸었던 지리산 세석평전이나 덕유산 덕유평전은 이곳 한라산의 평원에는 훨씬 미치질 못한다. 그래서 그곳들은 평전이라 부르고 한라산은 평원이라고 일컫는가 보다. 사전적 의미도 평전(平田)은 높은 곳에 있는 펀펀헌 땅, 평원(平原)은 넓고 평평한 들판을 가리킨다.

"선작지왓"의 명칭 유래는 "작지"는 작은 바위나 돌, "왓"은 벌판을 가르키는 제주어이다.  "선"은 서있다로 해석하면 바위들이 서 있는 넓은 벌판을 가리킨다.

한라산 "선작지왓" 명승제91호이다.

 

탐방로 중간중간에 이곳에서 생활하고 서식하는 동식물들에 대한 설명판이 세워져 있어 그 동식물들의 생활을 느끼며 걷는다.

선작지왓 주변의 풍경은 어찌보면 어마어마하게 큰 거인이 겨울 중절모를 쓴듯한 모습으로 정상의 남벽 부분만이 솟아 있고 모두가 평원으로 이루어져 아주 단순한 탐방로 같지만 원대한 꿈을 품고 드넓은 평원을 떠나는 그 이상의 흥분을 느낀다.

그런 흥분을 느껴서였을까

평원의 탐방로를 신나고 즐겁게 걸으면서 이런 농담도 하였다. 이 드넒은 평원에 우리의 제국을 건설하자고...

 

노루샘을 지나면서 산우들 눈속에 묻혀서도 그렇치 않으면 주목나무에 핀 얼음꽃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으며 풍경의 호사로움을 느끼며 걷다 보니 윗세오름안내소에 도착했다. 오후 3시20분이다.

윗세오름은 해발 1700미터.

공단직원은 빨리 하산할 것을 방송하지만 산우들 주위를 둘러보고 윗세오름표지석에서는 사진도 찍는다.

세워진 이정표를 확인하니 영실 3.7Km, 어리목 4.7Km, 남벽분기점 2.1Km, 돈네코 9.1Km이다.

남벽분기점과 돈네코방향은 출입을 금지시켰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어리목방향 멀리서 부터 구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리목 내려가는 넓은 탐방로 주위로는 고사목과 눈향나무에는 눈꽃이 피여있다.

적당히 눈이 쌓여있어 평원의 모습은 순백의 깨끗함을 보여주고 있고 발걸음은 가볍다. 

한참을 내려가다 몇몇 산우들 윗몸을 드러낸채 눈을 뒹굴며 건강미를 자랑한다.

 

만세동산 전망대에 도착하여 두 곳의 안내판을 보며 삼형제오름방향과 백록담방향을 조망하며 또 한번 한라산의 풍경을 맛본다.

만세동산(만수동산,망오름)은 예전에 한라산에서 우,마를 방목했을 당시에 높은 곳에서 말이나 소들을 감시하였다 하여 망동산이라 불리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전망대역할을 하고 있는 샘이다. 

 

해발 1500미터 지점을 지나면 산불예방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언제나 조심하여야 할 사항이다.

해발1,423미터 사제비동산 표지판앞에 선다.

뒤를 돌아보면 우측 동산에는 산죽보다 조금 큰 구상나뭇가지에 눈이 쌓여있는데 짙은 초록색바탕에 하얀물감을 찍어놓은것 처럼 보인다.

 

사제비동산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키작은 나무에서 키 큰나무 숲으로 바뀌면서 안개가 아래서 부터 스멀스멀

올라온다.

오르막이라고는 전혀 없고 계속 내려가는 산길 해발1300미터지점을 내려가는데 모노레일 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공원직원과 함께 두 명의 우리 산우들이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온다.

어리목교를 지나 어리목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여 산행을 끝낸다. 오후5시다.

윗세오름안내소에서 어리목탐방지원센터까지는 오르막길은 전혀없고 계속 내려가는 길이었다.

 

산행후 저녁식사;제주시 노형동 1152-3 월랑   063)746-6555  월랑한정식 9,000원

새천년고속관광  김삼두 제주시 연북로377(도남동) 064)725-7979    010-7664-8895

올레길중 은갈치요리전문점 제주오성 서귀포시 중문관광로25  064)739-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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