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운악산 즐거움

Bravery-무용- 2007. 4. 22. 20:40

2007. 4. 22 산행은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운악산. 

47번국도를 거쳐 387번 지방도로에서 조종천 운악교 다리를 건너 하면 하판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바위봉우리들이 구름을 뚫고 솟아나 운악산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으며 경기 금강이라 불리우기도 하고 경기5악(화악, 감악, 관악, 송악)중 하나이다.

손두부와 잣막걸리로 유명한 식당가를 지나 매표소에서 운악산 이용료를 지불하고 들머리로 들어선다.

화강암에 운악산을 자랑하는 시비가 세워진 큰 빗돌과 현등사 일주문이 반긴다.

 

송림이 우거진 임도를 걷다가 표고 310미터 현등 분기점에서 정상 2.96 Km 만경등산로 방향인 우측 산길로 들어서면서 곧바로 나무계단 오르막이다.

 

감기 기운이 있는 아내가 걱정스럽다.

길섶에는 듬성듬성 피여있는 진달래가 헉헉대며 오르는 우리부부에게 연분홍 인사를 보낸다.

능선길 따라 오르는 길 좌측은 화악산의 깊은 계곡이 우측 아래는 낚시터와 387번 지방도로와 하판리 마을이 보이고 오르는 길 위에서는 눈썹바위가 우리부부를 쳐다 보는 듯 하다.

좌측은 현등로 내려 가는 표고 515m 지점에 도착하였다.

다리쉼을 하고 오르는길 옆에는 소나무 몇그루가  바위를 호위하듯 에워 싼 모습도 보이고 또 다른 바위는 두남녀가 열정적으로 입마춤 하는 모양을 보여 주기도 한다.

 

고개만 숙이고 땅만 보고 걸었다면 이렇게 기묘한 바위의 모습을 보지를 못하였을 것이다.

산의 모습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걸어야 산은 제 모습을 보여준다.

큰 바위덩어리 위에 약간 앞으로 나와 있는 넙적한 바위의 모습이 눈썹처럼 보여 눈썹바위라는가 보다.

 

옆으로는 직벽에 바위 틈새로 자라는 소나무의 모습도 일품이다.

 

눈썹바위 옆으로 내려와  돌이 널려있는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표고 610m 만경분기점 이정표가 세워져있는 안부에 도착하였다.

좌측으로 오르면 정상 가는길.

 

우측은 위험구간 표시가 되여 있는데 산꾼들의  소리에 이끌려 우측으로 들어선다.

넓은 바위 봉우리로 되여 있으며 직벽 아래는 시원스럽게 펼쳐진 썬힐 골프장의 모습이 보이고 명지산, 연인산의 봉우리들이 한눈에 와 닿는다.

 

되돌아 바위에 박아놓은 쇠줄을 이용하여 정상으로 향하는 만경 등산로로 올라선다.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능선길 앞에는 가야할 봉우리들이 백색의 암반을 드러내 보이며 연이어 솟구쳐 있다.

 

우측에 묘가 나타나고 조금더 오르며 급경사 너럭바위 지대가 몇번에 걸쳐 이어지고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능선마루를 지나 운악산 계곡이 한눈에 보이는 넓은 바위에서 배낭을 내려 놓고 다리쉼을 한다.

감기 기운이 있는 아내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어 걱정스럽기도 하고 억척스럽게 오르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다.

깊은 계곡의 푸르른 소나무를 한 없이 바라보며 온갖 상념을 떨쳐 버린다.

 

 

 

나무계단을 내려서며 오를 앞 봉우리들을 바라보며 직벽에 육중하게 솟은 봉우리에 올라서면 어떤모습일까 기대하기도 하고  바위를 타고 오를것을 생각하니 걱정스럽기도 하다.

미륵바위와 병풍바위가 버티고 서 있는 병풍바위 촬영소 표시판에 도착하였다.

단체 산행하는 산악회원들 사진 찍기에 바쁘다.

 

 

 

 

 

감탄에 또 감탄이다.

한폭의 산수화를 감상하는 듯한 미륵바위와 병풍바위는 신선이나 노닐만한 곳이다.

더 머물고 싶어도 못 머문다. 자리를 양보하여야 한다.

길섶에 진달래는 만개되지 않은채 꽃망울만 있고 노란제비꽃은 갈색 낙엽위로 흐드러지게 피여있다.

 

쪽제비처럼 생긴 놈이 갑자기 산길을 가로 지르니 우리도 놀래고 그놈도 놀랬는지 몇번을 낙엽위를 넘어지면서 달아난다.

이곳의 주인은 우리가 아닌 그놈인데.....

조금 내려가 잘룩한 미륵바위옆으로 바위에 박아 놓은 쇠받침대와 쇠줄을 이용하며 가파른 바위를 잡고 바둥대며 오른다.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멋진 곳이다.

미륵바위를 바라보기에는 가장 좋은 위치로 등산객들 디카 찍기에 모두들 정신이 없다.

 

멀리는 상판리와 하판리 마을의 평온함이 그리고 먼산들의 산줄기들이 하늘과 땅을 구분 짓는다.

 

표고 835m 만경분기점에서 우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분기점이정표에는 정상 550m, 소요시간 30분 표시되여 있다.

 

바위덩어리로된 오르막으로 이곳도 쇠받침대와 쇠줄을 이용하여 두손을 이용하면서 엉금엉금 오른다.

 

오늘 산행은  쩔쩔대며 오르면 항상 소나무가 반갑게 맞이한다.

이번에는 철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전에는 직벽에 설치된 직립한 사다리가 보이는데 웬만해서는 오르지 못하였을것 같다.

 

오르는 철사다리 주위에는 소나무들의 모습과 움푹 패인 바위의 모습이 어질어질하게 오르는 우리에게 위안을 주고있다.

 

 

철다리와 철계단을 올라서 뒤돌아 본 능선길은 저멀리 구불구불 보이고 모습을 잃치않은 미륵바위도 멀리 달아나 있다.

쇠줄을 잡고 허리를 구부려 암능길을 걷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 정상으로 착각한 넓고 큰 바위봉우리에 올라섰다.

다행스럽게 아내의 몸상태는 좋아지고 있는 듯하다. 산의 깊은 정서와 맑은 공기에 몸과 마음이 맑아진 것 같다.

 

정상을 향하여 한번더 쇠줄과 쇠받침대를 이용하여 내려가고 좌측 현등사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정상 100m 방향을 따라 올라  운악산(雲岳山)동봉 937.5m 산정에 도착하였다.

 포천시에서 세운 정상석은 포천시 화현면.

가평군에서 세운 정상석은 가평군 하면 하판리 산 162-1 번지가 동봉의 주소다.

 

들머리에서 약 3시간을 걸어왔다.

사방을 조망하기에는 좋게 확 트여있다.

 

그렇게 맑은 하늘은 아니지만 연인산, 명지산, 청계산이 한눈에 와 닿는 듯하고

산정에서는 항상 평온하게 보이는 마을들.

화강암 정상 빗돌에는 오성과 한음으로 친구의 우정으로 유명한 포천에서 태어난 백사(白沙) 이 항복(李恒福) 시가 음각되여 있어 옮겨본다.

 

운악산 깊은 계곡에

현등사 처음으로 지었네

노는 사람들 성(姓)을 말하지 않았는데

괴이한 새는 스스로 이름을 부르네

용솟음 치는 흰기운 폭포수 장대하고

푸른 산 빗긴 섬에 지축이 기운듯

은근히 호계(虎溪)에서 이별하니

석양 속에 저문 산 밝아오네

 

서봉으로 발길을 옮겨 부드러운 능선 길을 걷는다.

산정부근의 진달래는 표고가 높아서 일까 꽃망울만 머금고 있다.

 

서봉 935.5m 포천시 화현면 빗돌이 세워져 있는 서봉에 도착하였다.

빗돌 뒤면은 봉래 양 사언의 시가 음각되여 있다.

 

하늘이 높은 산 만들때 동쪽에 솟게하고

아름다운 이름 소금강이라 전하였네

우리는 높이 솟아 은하수에 닿았고

푸른 기운은 하늘 밖까지 이었구나

하늘에선 범종소리 우뢰처럼 울리고

나무뒤의 금빛사찰은 햇빛처럼 빛나네

나즉이 아래로 삼천세계 내려보니

눈밑에 하늘과 땅 모두 아득하여라

 

서봉과 동봉에 새겨진 시를 감상하며 또 다른 산정의 감흥을 느낀다.

 

 

서봉의 정수리는 펑퍼짐하고 넓다.

다시 옆에 있는 망경대로 발길을 옮긴다.

 

 

 

포천 방향 운주사에서 망경대로 올라오는 등산코스도 있다.

사방이 끝없이 펼쳐진 산봉우리들 그리고 마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산정의 기쁨을 누린다.

되돌아 서봉, 동봉을 거쳐 현등사방향으로 발길을 옮겨 하산길로 들어선다. 

마사토 산길도 내려가며 남근석 촬영소 앞에 도착하였다.

 

이곳서 10여분을 걸어 표고 905m 절고개 갈림길 안부에 다달았다.

직진은 아기봉 가는길, 우측은 대원사길이고 좌측 내리막이 현등사 가는 길이다.

 

바위덩어리가 널려 있는 절고개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너덜길 옆 골

넓은 암반에서 흐르는 물소리도 들리고  지저귀는 새소리도 들린다. 

이곳으로 오르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오를 된비알이다.

 

폐가를 지나고 표고 540m 현등분기점을 지나 기화대사 부도탑에 다달으니 편한 임도가 시작된다.

 

 

좌측 천년고찰 현등사를 지나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꽃과 열매의 모양이 괴불주머니(색 헝겊에 솜을 넣고 수를 놓아 예쁘게 만든 조그만 민속노리개)  닮아서 붙여진 이름 노란 괴불주머니가 길섶에서 잘가라 인사한다.

 

민영환 암각서안내판에 도착하여 조심스럽게 물흐르는 계곡을 건너 민영환 암각을 디카에 담는다.

 

궁내부대신이었던 민영환이 구한말 이곳에 찾아 국운을 탄식하였다 하는데 12명에 의거 각서 한것으로 민영환바위라고 한다.

 

표고가 낮아지니 연록의 나뭇잎도 보이고 계곡의 물소리는 더욱 크게 들린다.

 

무폭포를 지나 오늘 들머리였던 표고 310m 현등분기점이 보인다.

일주문과 매표소를 지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운악산은 한폭의 병풍을 두른듯 감싸 보인다.

 

 

2보1원  14,000보